“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온다”…기온 상승 1.5도 마지노선 무너지면 ‘재앙’ [뉴스 쉽게보기]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달은 ‘가장 더웠던 5월’로 기록됐어요. NASA는 세계 곳곳 육상에 있는 기상관측소 수만 개와 바다의 배·부표 등에 설치된 수천 개 장비를 활용해 지구 평균 기온을 측정해요. 이 데이터에서 도시의 난방 효과 등이 미치는 영향을 제외하는 과정을 거쳐 실제 평균 온도를 분석하죠. NASA가 이 조사를 시작한 1880년 이후 모든 5월을 통틀어 올해가 가장 더웠어요.
지난달만 갑자기 더웠던 건 아니에요. 지난 10년을 통째로 봐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0년’이었다고 해요. 그야말로 ‘기후변화는 현실’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지표예요.
우선 2023년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의 평균 기온보다 1.45도가량 높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WMO는 지난 12개월(23년 6월~24년 5월) 내내 매달 지구의 최고 기온 기록이 세워졌고, 이 기간만 따지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평균치보다 1.63도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어요.
우리나라는 어땠을까요? 한국 기상청도 2023년을 ‘역대 가장 더운 해’로, 올해 봄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더운 봄’으로 기록했어요. 아마 요즘 느끼시겠지만, 6월에도 최고 기온 30도를 넘는 더위는 자주 찾아오고 있어요.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영향이 우리도 몸소 체감할 정도로 커진 셈이에요.
세계 각국은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어요. 조금 적극적인 나라도 있고 덜 적극적인 곳도 있지만, 어쨌든 195개국이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통해 협력하자고 합의했죠.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높아지지 않게 하되, 우선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게 노력하자는 합의였어요. 이 수준을 넘어서면 재앙에 가까운 일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1.5도 선’은 세계 기후 변화 대응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세계기상기구의 보고서는 앞으로 5년(2024~2028년) 동안 일어날 일을 이렇게 전망했어요.
① 해마다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1~1.9도 높을 것
② 향후 5년간 한 해라도 ‘1.5도 선’을 넘을 확률은 80%
③ 가장 더웠던 2023년보다 더 더운 해가 있을 확률은 86%
④ 5년 전체의 평균 기온이 ‘1.5도 선’을 넘을 확률은 47%
우선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5년 전체의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선’을 넘어설 확률이 47%나 된다는 내용이에요. 1년 전 보고서에선 이 수치가 32%에 불과했는데, 불과 1년 만에 15%포인트나 높아졌어요.
‘향후 5년간 한 해라도 1.5도 선을 넘길 확률’도 의미가 커요. 앞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작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45도 높았다’고 말씀드렸어요. 아직 마지노선인 1.5도는 안 넘겼어요. 하지만 WMO는 향후 5년간 약 80% 확률로 마지노선이 깨진다고 본 거예요.
이번 보고서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표됐어요. 잘사는 나라들이 앞장서달라는 뜻이 담긴 셈이에요. 보고서 발표 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구와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다”며 “기후 지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갈 출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지금처럼 대응해서는 결국 누군가 죽게 되는 위험한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고 강하게 경고한 거예요.
우선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늘어나요. 무더위는 건조한 지역에서 산불 위험을 키우고, 가뭄을 발생시켜요. 고온 현상은 강한 폭풍도 만들어 내기 때문에 홍수도 잦아지죠. 이런 자연재해와 이상 기후는 농작물 재배에 영향을 줘서 식량도 부족하게 만들어요.
기온 상승이 전반적인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중요해요. 더위에 사람들이 지치는 건 물론이고, 냉방 수요가 급증해 전력 부족 문제도 생겨요. 우리나라도 평년보다 더운 여름이면 전력 수요 집중으로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잖아요. 실제 전기가 일시적으로라도 부족해지면 공장이 충분히 돌아가지 못하거나, 정전으로 업무에 영향을 받게 돼요.
전력 문제는 다시 여러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줘요. 반도체 시장을 예로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워요. 반도체를 공급하는 대만이나 우리나라에 전력난이 발생하면, 갑자기 세계 반도체 공급 대란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반도체의 약 3분의 2를 대만 기업이 공급하는데, 실제로 올해 대만에선 무더위에 전력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이 많대요.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요. 6월에 들어서자마자 약 일주일간 80여 개 나라에서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알려졌어요. 우리 옆 나라인 중국에선 지난 12일 북부 허베이성 기온이 42도까지 치솟으며 역대 6월 초 기준 최고 기온을 기록했어요. 인도·태국 등은 이미 폭염을 겪었고, 유럽 대륙과 미국 캘리포니아도 올해 상당한 더위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요.
단지 기온이 1~2도 상승할 뿐이지만, 우리의 경제적 삶은 완전히 달라져요. 기후변화의 영향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예요. 올해 우리는 또 ‘역대급 더위’를 경험하게 될까요? 여름을 앞두고 조금은 걱정이 되네요.
<뉴미디어팀 디그(d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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