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는다 생각했죠”…‘비행기 납치’ 실존 인물들 재회
[앵커]
1971년 강원도 상공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여객기 납치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됐습니다.
당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생존자들이 이 영화를 계기로 53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요.
감회가 어땠을까요?
김상협 기자가 그날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대한 뉴스/1971년 1월 30일 : "대한항공 소속 F27 여객기를 강제 납치하려다가…."]
1971년 1월 23일 강원도 상공, 폭탄이 터지면서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조종실을 장악한 20대 납치범은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갈 것을 요구합니다.
["(기수 올려!) 우리 모두 다 죽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
["승객은 다치게 하지 마, 제발 부탁이야!"]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납치가 빈번하고 남북 대치가 이어지고 있던 1971년.
속초발 김포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공중납치돼 조종사 1명이 숨지고 7명이 중상을 입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대한 뉴스/1971년 1월 30일 : "죽음으로써 항거한 승무원들의 용기와 기지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납치범이 사살되며 범죄는 미수에 그쳤지만 무사 착륙을 위한 사투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습니다.
[최석자/당시 납치 비행기 승무원 : "저희는 그 당시에는 죽음 아니면 사는 거였어요. '이북 가면 무조건 다 죽는다' 이렇게만 생각했기 때문에…."]
사건 발생 53년. 다시 만난 승무원과 승객은 숭고한 희생으로 승객을 구한 기장과 부기장을 잊지 않았습니다.
[최석자/당시 납치 비행기 승무원 : "눈이 이렇게 (다치고) 되고 나하고도 이야기했는데요, 미스 최, 나 집에 갈 수 있을까? 우리 색시 볼 수 있을까?"]
[정근봉/당시 납치 비행기 승객 : "그분 아니었으면 우리가 살았겠어요? 그냥 비행기 산산조각이 났지, 그분 정말 영웅이세요."]
영화 '하이재킹'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타이완과 미국 등 10개 나라에서 개봉합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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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기자 (kshsg8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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