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쿠르 발언? 슬픈 일…가장 좋은 사람 SON, 친구의 부주의한 ‘농담’에 당해” 토트넘 커뮤니티

토트넘 팬 커뮤니티가 최근 불거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발언을 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카틀리지프리캡틴(cartilagefreecaptain)’은 21일(한국시간) “토트넘이 벤탄쿠르와 손흥민을 둘러싼 발언을 두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라며 “적어도 이제 시작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모든 발단은 최근 벤탄쿠르의 방송 출연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15일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서 진행자와 대화를 나눴다. 방송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유니폼을 원한다. 아니면 한국 선수의 유니폼도 좋다”라며 손흥민 선수의 유니폼을 요구했고, 이에 벤탄쿠르는 “쏘니(Sonny)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은 모두가 똑같이 생겼다”라고 답한 것이다.

사진=ESPN UK SNS

사진=FOOTBALL TWEET SNS

고의적이거나, 악의적으로 벤탄쿠르가 던진 말은 아니었으나, 그의 발언은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며 논란이 됐다. 아시아인의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거세진 비판 속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이 뜻을 남겼지만,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벤탄쿠르의 사과글은 24시간 뒤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형태였고 손흥민을 ‘Sonny(애칭)’가 아닌 Sony(일본 전자제품 회사)‘라고 표시해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만 낳았다.

더욱이 토트넘보다 인권단체가 먼저 이번 일을 다뤘다. 스포츠계 차별을 반대하는 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은 지난 20일 SNS를 통해 “벤탄쿠르가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을 두고 언급한 내용에 대해 많은 제보를 받았다. 해당 제보를 모아 이미 토트넘 구단과 관련 당국에 보냈다“라고 알렸다.

이후 영국 현지 매체들 또한 앞다퉈 벤탄쿠르의 발언을 지적했고, 토트넘 전담 기자인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멍청한 발언이다. 악의적이거나, 의도한 발언이 아니었지만 그의 발언은 인종차별적인 발언처럼 들린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진=벤탄쿠르 SNS

로드리고 벤탄쿠르. 사진=ⓒAFPBBNews = News1

이후 손흥민이 직접 벤탄쿠르에 대한 행동에 답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롤로(벤탄쿠르의 애칭)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인정했고, 이를 알고 (나에게) 사과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불쾌한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고 전혀 변할 것이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을 극복하고 하나로 뭉쳤다. 프리시즌에 다시 함께 모여 구단을 위해 하나가 되어 싸울 것이다”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손흥민의 SNS에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 침묵했던 토트넘도 그제야 입장을 내놓았다. 토트넘은 21일 SNS를 통해 “방송 속 벤탄쿠르의 발언과 선수의 사과에 따라 구단은 이번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데 도움을 제공해왔다. 여기에는 다양성, 평등, 포용, 목표에 맞춰 모든 선수단을 위한 추가 교육이 이뤄질 것이다” 라며 우리의 주장 손흥민은 이번 일을 일축할 수 있다고 느끼고 팀이 새 시즌에 집중하는 것에 전적으로 지지했다. 우리는 다양하고 세계적인 팬층과 선수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떤 종료의 차별도 구단, 경기, 더 넓은 사화에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사진=손흥민 SNS

사진=토트넘 SNS

사진=토트넘 SNS

손흥민의 용서와 토트넘의 입장에도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토트넘은 그동안 손흥민이 타 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할 경우 강경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며 나섰는데, 이번 일의 경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두고 토트넘 팬 커뮤니티는 “까다롭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한 문제다. 누구든 (무의식적으로) ‘인종차별’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해당 인물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볼 수 없지만, 부주의하거나 우발적인 발언, 행동이라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이를 포용할 것이다.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고, 팀의 주장이자 좋은 친구다. 인종차별의 표적이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상대 선수나 팬이 아닌 팀 동료로부터 오는 느낌은 다를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은 이번 일에 대해 벤탄쿠르에 대한 어떠한 제재가 있지 않았다. 아직 비공개로 이를 다룰지 확실할 수 없고, 어쩌면 벌금 또는 교육적인 행동까지 이어질 수 없다. 현재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가 떨어질 수 있다. 많은 이들에게 공정한 결과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끝으로 이번 일에 대해 커뮤니티는 “모든 것이 슬픈 일이다. 축계 가장 좋은 사람 중 한 명인 쏘니가 이번에는 친구이자 팀 동료의 부주의한 인종차별적 농담에 당했다. 두 선수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번 발언으로 영향을 받은 다른 아시아인에 대한 책임감도 물들어져 있어 아쉽다. 가장 좋은 결과는 벤탄쿠르가 경험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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