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연료비 연동제…한전 43조원 누적적자는 폭탄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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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하는 에너지 자원 가격을 반영해 전력 판매 가격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한국전력공사는 21일 3분기 적용 연료비조정단가는 2분기에 적용됐던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한전이 산정한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6.4원'이었지만 연동제를 적용하면 '-5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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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하는 에너지 자원 가격을 반영해 전력 판매 가격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에너지 수입 가격에 대응해 판매 단가를 조정하지 못한 게 2년이 넘었다.
200조원이 넘는 한국전력의 총부채와 43조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는 전기요금 정상화가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전력공사는 21일 3분기 적용 연료비조정단가는 2분기에 적용됐던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확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5원을 '유지' 중이다.
전기요금 중 연료비 조정단가는 국제유가와 LNG(액화천연가스), 석탄 등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비 인상에 따라 전 분기·연간 대비 최대 ㎾h당 ±5원까지 조절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출렁이는 에너지 수입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이유다.
하지만 유명무실해진지 오래다. 에너지 수입 변동 가격을 반영하지도 못하고 그저 한전의 적자가 더욱 커지지 않게 방어하는 최소한의 역할만 하고 있다.
이날 한전이 산정한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6.4원'이었지만 연동제를 적용하면 '-5원'이다.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정상적이면 전기요금이 인하된다. 다만 정부는 한전의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현행 ㎾h당 +5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결정이 다행스러운 일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3분기 필요 조정단가는 ㎾h당 +38.5원이다. 이후 △4분기 +52.3원 △2023년1분기 +58.9원 △2분기 +40.7원 △3분기 +10.2원이었다. 정부는 당시에도 해당 기간동안 ㎾h당 '+5원'을 유지했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1분기의 경우, 팔때마다 ㎾h당 53.9원의 손해가 난 셈이다.
반대 경우도 있다. 지난 2021년 1분기의 경우 필요 조정단가는 ㎾h당 -10.5원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3원으로 결정했다. 더 많은 전기요금 인하가 될 수 있었지만 작게나마 떨어졌다.
연료비 조정 폭을 ㎾h당 ±5원으로 정한 이유는 법적 안정성과 전기요금의 변동성을 줄이고자 함이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생활 비용인만큼 급격한 전기요금 변동은 국민 부담이다. 다만 조정 폭을 조금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근본적으로는 전력량 요금을 조정해야 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 조정요금이 분기, 연간 단위로 최소한의 범위에서 에너지 수입가격을 반영한다면 전력량요금은 연료비 조정요금이 반영하지 못한 비용을 반영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과 5월 각각 전력량요금을 ㎾h당 13.1원, 8원씩 총 21.1원 인상했다. 4분기에는 가계 물가 상승 부담을 고려해 산업용 전기만 ㎾h당 10.6원 올렸다. 전력량 요금 조정은 통상 연말에 조정돼 왔으나 이처럼 정부 계획에 따라 수시 변동도 가능하다. 정부는 국민 부담을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에 주저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4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요금은 민생과 직결된 만큼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한전의 재무 위기는 진행형이다. 한전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누적 적자가 43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2조4000억원이다. 한해 이자 비용만 4조∼5조원 수준에 달한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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