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때마다 풀매수했는데”…추락 안멈추는 원화값에 ‘이것’ 투자자 피눈물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4. 6. 2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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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떨어질 때마다 사들여
개미, 이달 곱버스 258억 매수
1개월 수익률은 -3%로 저조
EU·캐나다 등 금리 인하에
고금리 부각돼 달러수요 쑥
달러화. [사진 제공=연합뉴스]
‘킹(King) 달러’가 올해내내 지속되면서 달러 약세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연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고에 1280원대까지 상승했던 원화값은 중동 정세 불안과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속에 다시 1400원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특히 상승하던 원화값이 다시 하락하기 시작한 최근 한달간 달러값 하락에 2배로 배팅하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을 총 200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달러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손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최근 한달간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2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달러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개인투자자들은 비슷한 상품인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와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2X’도 각각 9억원, 1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소위 달러 곱버스 상품에 268억원 가량을 투자한 셈이다. 하지만 해당 기간 수익률은 각각 -3.65%, -3.96%, -3.67%로 좋지 않다.

킹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화값이 계속해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1348.49원이었던 원화값은 지난 21일 1388.3원으로 급락했다. 상대적으로 달러값이 올랐다는 얘기다.

기준을 올해 전체로 확대하면 개인투자자의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순매수 대금은 652억원으로 늘어난다. 지난 4월 원화값이 1400원에 근접하며 올해 최저점을 기록했을 당시 순매수도 661억원으로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다 원화값이 반등하면서 곱버스 순매수도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시 원화값이 하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곱버스 순매수도 652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대값에 근접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달러값이 오를 때마다 곱버스를 더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들어 이 ETF의 수익률이 -15.11%임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만 크게 보고 있다.

문제는 1400원에 근접한 원화값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점이다. 강력한 미국 경제 상황, 미국과 미국외 국가들간 어긋난 통화정책, 서학개미 투자규모 급증 등이 이유다.

먼저 미국 경제가 강해도 너무 강한 것이 문제다. 세계은행이 2024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 1월 전망치 대비 0.2%포인트 상향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올해 세계 성장 전망을 전반적으로 끌어 올렸다. 세계은행은 미국 경제가 올해 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 대비 무려 0.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가 좋으면 달러값은 당연히 오른다.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와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과열된 경제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는 건 덤이다.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금리를 먼저 인하한 것도 킹달러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미국의 금리가 부각되면서 달러 수요를 높여 달러값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위의 금리인하, 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등에 더해 한국 정부의 금리인하 언급이 원화값 하락 압력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학개미가 급증한 것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학개미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를 겨냥한 서학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세로 미국 주식 보유금액은 지난 6일 기준 사상 최대인 821억1849만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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