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묘하다"…'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음향으로 듣는다면

김명상 2024. 6.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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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 'reSOUND 울림, 그 너머'
8월 25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전시
몰아치는 파도 역동성 표현한 '오션' 등
기상천외한 다감각적 작품과 조우 가능
파도의 움직임을 담은 작품 ‘오션(OCEAN)’ (사진=디스트릭트)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모래시계의 마지막 5초’를 음향으로 듣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경험한 적 없는 청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전시가 열린다.

‘아르떼뮤지엄’으로 유명한 미디어·디지털 아트 전시 업체 디스트릭트가 창립 20주년 특별 전시 ‘reSOUND: 울림, 그 너머’ 개최를 맞아 21일 언론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시각적 효과를 넘어 청각적인 경험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6월 21일부터 8월 25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며 디스트릭트의 대표작품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폭넓은 분야의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한 작품 총 8점이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대규모 인스톨레이션, 전방향 4DSOUND, 시네마틱 비디오, 키네틱 사운드, 인터랙티브 아트, ASMR 등의 작품을 망라한다. 디스트릭트는 8개의 공간에 설치된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미지의 시공간을 능동적으로 탐험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한다.

중앙홀에 설치된 작품은 장엄한 파도를 표현한 ‘오션(OCEAN)’이다. 실제와 같은 집채만한 파도가 관람자를 집어삼킬 듯이 치는 강렬함이 압권이다. 한국 1세대 인디밴드 베이시스트인 장영규 음악감독과의 협업으로 연출한 사운드를 통해 광활한 바다의 파도를 느낄 수 있다.

미술사의 역사를 짚는 작품 ‘플로우(FLOW)’ (사진=디스트릭트)
2층에 마련된 ‘플로우(FLOW)’는 바로크, 인상주의, 신고전 등의 미술사의 흐름을 담은 작품이다. 올해 초 전 세계 최고 수준의 고해상도 LED 스크린을 보유한 런던 아우터넷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국내에는 이번 문화역서울284에서 최초로 소개된다.
360도 전방향 4D사운드를 들려주는 ‘이매진 월드(Imagined Worlds)’
독일 베를린의 선구적인 공간음향 콜렉티브 모놈(MONOM)의 신작 ‘이매진 월드(Imagined Worlds)’도 마련됐다. 시각적 요소 없이 청각에만 집중한 채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360도 전방향 4D 사운드 작품 공간에서 구현했다. 관객은 자유롭게 음향을 들으며 새로운 차원의 몰입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만지면 음악이 나오는 ‘택타일 오케스트라(Tactile Orchestra)’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필립스튜디오(Fillip Studio)의 인터랙티브 인스톨레이션 ‘택타일 오케스트라(Tactile Orchestra)’가 눈에 띈다. 부드러운 털로 덮인 벽을 따라 작품을 쓰다듬고 만지면 촉각에 반응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역장실에는 보스턴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쏘쏘(SOSO)가 미국 도서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멀티센서리 작품 ‘시티드 카탈로그 오브 필링(Seated Catalog of Feelings)’가 있다. 관객들은 의자에 앉아 헤드폰을 쓰고 바닥에 투사된 문구와 연동되는 진동을 체험할 수 있다. 문구는 ‘말들에게 짓밟히기’, ‘새벽 6시에 줄넘기하는 윗 층 이웃’, ‘모래시계의 마지막 5초’ 등 재미나면서 흥미로운 내용으로 호기심을 일으킨다.

‘플로팅 마인드(Floating Mind)’
귀빈실에서는 한국 최초 ASMR 크리에이터 미니유와 섬유작가 인영혜의 협업으로 탄생한 ‘플로팅 마인드(Floating Mind)’를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현대인의 부유하는 마음을 감싸주고자 기획됐다. 작품에 ASMR 사운드를 더해 번잡하고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과 위로를 전한다.
곤충의 시점에서 숲을 바라보는 ‘카타르시스(Catharsis)’
1, 2등 대합실에서는 야콥 쿠즈크 스틴센이 디지털 기술로 창조한 세계 ‘카타르시스(Catharsis)’를 볼 수 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의 아름다움을 곤충의 시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작품 ‘에코’
새롭게 공개되는 ‘에코(ECHO)’는 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키네틱 사운드’ 작품이다. 중앙의 깜빡이는 램프와 8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블랙홀 주변 에너지의 이동을 재현했다. 이 외에도 아티스트 토크, 디지털 요가와 조향 클래스, 일렉트로닉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는 “이번에 오픈하는 ‘reSOUND: 울림, 그 너머’ 특별전은 시각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던 디스트릭트의 새로운 도전”이라며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시각예술 중심의 경험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히는 의미 있는 시도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상 (ter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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