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인사이드] 하이브·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 소형 로펌이 등장했는데…

변호사 3명·회계사 2명인 A 로펌
보조 참가 신청하거나 보조 참가인 대리

DALL-E 3 제작

요즘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3명뿐인 A 로펌이 대형 경영권 분쟁 사건에서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데 배경이 궁금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A 로펌은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계열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 소송에서 거명됐다. 지난달 17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사건 심문 초반에 재판부가 “B씨 출석했나요”라고 물은 것이다. B씨는 A 로펌의 대표 변호사로 밝혀졌다.

당시 A 로펌은 민 대표나 하이브의 대리인이 아니었고 B 변호사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가 B 변호사 출석 여부를 확인한 이유를 밝혔다. “B 변호사가 하루 전에 보조 참가 신청을 냈는데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이다.

보조 참가는 재판 결과에 따라 권리·의무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이 원고나 피고 중 한쪽을 편들기 위해 소송에 동참하는 것이다. A 로펌이 하이브와 민 대표 간 재판 결과에 따라 법적 영향을 받을 여지가 없기 때문에 재판부가 보조 참가를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A 로펌의 보조 참가를 허용하면 재판이 지연될 수 있다고 재판부가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한 법조인은 “A 로펌도 보조 참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A 로펌이 굳이 보조 참가를 신청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개업한 변호사는 “소형 로펌이 큰 사건 재판 과정에서 이름을 알려 다른 사건 수임에 도움을 받으려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보조 참가를 하게 되면 사건 기록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대형 사건 관련 정보를 얻어내려 한 것 아니냐”고 했다.

한편 A 로펌은 지난 3월 한미약품그룹(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보조참가인의 소송대리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보조참가인은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을 하는 업체였다. 한 법조인은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고 규모도 작은 A 로펌이 대형 경영권 분쟁 소송에서 보조참가인의 소송대리인으로 등장해 의아했다”고 말했다.

또 A 로펌은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를 상대로 파산 신청이나 주식 매매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채권자 측 대리인으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A 로펌이 대리한 신청은 법원에서 취하되거나 각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변호사는 “업체들이 법률적 목적이 아니라 사업상 합의를 위해 각종 신청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로펌이 자문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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