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햇볕·물놀이에 안질환 주의보···선글라스·손씻기 필수
자외선은 ‘실명 질환’ 황반변성 악화시켜
잦은 물놀이로 결막염 위험도 높아져
올바른 손 씻기, 수건 공유하지 않기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철에는 외출할 때마다 피부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하지만 눈 보호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강한 자외선과 덥고 습한 날씨는 눈 건강에 치명적이다. 자외선이 눈에 직접 닿으면 눈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바이러스와 미생물의 번식이 활발해져 다양한 안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질환은 눈의 통증, 충혈, 시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도 피부와 마찬가지로 강한 햇볕에 노출되면 화상을 입는다. 각막에 화상을 입었을 때 나타나는 안구 질환을 ‘광각막염’이라고 한다. 광각막염에 걸리면 시간이 지날수록 시야가 흐려지고 눈물, 이물감, 충혈,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방치할 경우 각막에 난 상처에 2차 세균 감염이 진행될 수 있다. 심하면 3대 실명 질환인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외부 활동 후 눈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안과에서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광각막염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2~3일 정도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는 항생제, 소염제, 인공눈물 등을 처방해 진행한다. 각막 상피의 재생을 돕는 안연고를 사용하기도 한다.
강한 자외선은 황반변성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에 변성이 생겨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원인으로 불린다. 자외선과의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외선이 망막 내 망막색소상피층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면서 망막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물의 형태가 찌그러져 보인다거나 글을 읽을 때 하얀 공백이 생기고 중앙선이나 욕실 타일이 굽어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야 한다. 한번 손상된 망막 세포를 완벽하게 재생시킬 수 있는 치료법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황반변성과 광각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름철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대를 피해 활동해야 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눈 손상을 막으려면 선글라스, 모자, 양산 등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글라스는 색상에 상관없이 자외선 차단율 99% 이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렌즈와 커다란 안경과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것도 좋다.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자외선은 항상 지표면에 도달하기 때문에 날씨와 상관없이 외출할 때는 항상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흐린 날 자극감이나 눈부심이 없더라도 자외선 차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여름철 물놀이도 각종 눈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대표적 안질환인 결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아데노바이러스는 수영장이나 공용 샤워장 내 물로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눈이 충혈되거나 눈곱이 끼고 통증이 느껴지면 감염성 결막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결막염은 흰자 표면과 눈꺼풀 안쪽을 덮고 있는 투명한 보호막인 결막 바이러스나 세균, 진균 등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결막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눈의 이물감부터 시작해 눈물, 눈곱, 눈의 충혈, 눈꺼풀 부종, 눈부심 등이 있으며 약 2주 정도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결막염은 발생 초기에는 충혈이나 눈곱, 눈물 흘림 등의 증상이 생긴다. 귀 주위 림프선의 비대 및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의 경우 열, 인후통, 설사 등의 전신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시력 저하가 나타난 경우 단순한 결막염이 아닌 각막염, 포도막염 등 안구 내 염증과 같은 안과질환의 가능성도 의심해 봐야 한다.
결막염 치료는 2차 세균 감염 방지를 위해 항생제 점안액을 투여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표충각막염 등의 증세가 있을 때에는 스테로이드 점안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배기웅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결막염은 1~2주 이내 별도의 치료 없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염은 증상이나 경과가 심하고 오래가는 특징이 있다”며 “통상적인 결막염일지라도 장기간 방치하면 각막염, 각막 혼탁 등 영구적인 후유증이나 시력 저하 같은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행성 결막염을 비롯해 각종 안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흐르는 물에 비누나 세정제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직접 만지거나 비비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수건이나 베개, 담요, 안약, 화장품 등 개인 물품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렌즈를 착용하고 잠을 자거나 다른 사람이 낀 렌즈를 착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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