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영웅' 박세리의 눈물 기자회견…성공에 가려진 가족 비화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국가적으로 힘들었던 IMF시절. 스물한살의 박세리는 1998 US 여자오픈에서 연못에 들어간 공을 포기하지 않고 맨발로 물에 들어갔다. 한국 스포츠사 전설로 남은 '맨발 샷'을 해내며 동점을 이룬 후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의 '맨발 샷'은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IMF 속 국민들에게 상징적 의미를 줬다. 그렇게 박세리는 'IMF의 영웅'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박세리의 성공은 혼자 이룬 것이 아니었다. 가족의 헌신과 함께 박세리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며 코치 역할까지 한 아버지 박준철 씨의 공이 돋보였고 언론에도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지난 18일 박세리는 그 아버지 때문에 수많은 취재진 앞에 눈물을 떨구며 기자회견을 가져야만 했다. 금전적 사고를 반복하는 아버지를 더 이상 돕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녀의 용기있는 고백에 국민들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박세리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아버지
최근 스포츠 선수를 꿈꾸는 유망주에게 가족들이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것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대회만 열리면 선수 가족들 덕에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상당할정도.
이렇게 자녀가 운동을 시작하면 부모가 따라다니고 심지어 코치를 자처하는 문화의 시작점을 찾아보면 박세리 부녀를 빼놓을 수 없다. 박세리는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고 아버지의 지도를 받으며 자신만의 골프 스타일을 정립했다는 건 유명한 사실. 전문적인 골프 지식이 없던 아버지는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등의 경기 비디오를 보고 연구해 박세리에게 알려줬다.
지금은 '올드'한 훈련법이지만 담력을 길러주기 위해 깊은 산속 무덤가에서 스윙 연습을 시킨 것도 아버지였고 어린 딸이 미국에서 홀로 선수생활을 하며 외로움과 향수병에 고생할 때도 마음을 다잡게 한 것도 아버지였다. 부진에 빠지자 박세리는 아버지의 조언도 들으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박세리는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나서 인터뷰에서 항상 "먼저 저희 아빠, 엄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첫 번째로 했다. 세상은 '효녀'와 그런 효녀를 만들며 헌신한 아버지에 찬사를 보냈다. 실제로 박세리의 아버지는 가족들과 인기 프로그램에 나와 '성공한 자식'을 만든 부모로 성공담을 풀며 같은 부모님 세대에게 희망과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박세리의 고백 "父 채무, 하나 정리되면 또 수면위로…지속적 반복"
이렇게 세상이 부러워하던 부녀관계는 박세리의 크나큰 성공, 그리고 이를 통한 박세리 아버지의 채무로 인해 금이 갔다.
박세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저희 아버지이기에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채무에 대해 매번 다 변제해드렸지만 더 이상 제가 해결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 하나가 정리되면 또 다른게 수면위에 올라왔다. 마치 기다린 것처럼 매번 그렇게 지속됐다. 오랫동안"이라고 고백했다.
박세리는 아버지의 채무 문제가 언제부터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만큼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딸이니까'라는 가스라이팅에 당해왔다. 박세리의 아버지는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딸의 재력을 위시해 지속적으로 사업 혹은 개인 문제로 빚을 져왔고 박세리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갚아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을 넘었다. 아버지인 박준철 씨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박세리희망재단 인감을 위조해 우선협상자가 됐다. 위조 사실이 알려져 박세리희망재단 측에 고소당하고 지정 취소 처분도 받았다.
기자회견 질문 중 사전에 대화를 통해 이런 일을 막을 수 없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박세리는 눈물을 보이며 "막을 수 없냐고 말씀하시는데 막았다. 계속 반대했다. 그 부분에 아버지 의견에 찬성한 적이 없다. 저의 선택권은 아니었다"고 답답했던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임계점을 넘자 박세리가 먼저 재단에 얘기해 부친 고소를 결정했고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박세리는 "(아버지) 채무를 어떻게 해줄 수 없다고 말씀드리려한다. '책임지지 않겠다'고 말씀드리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가족 고소? 여론은 '이해한다', '응원한다'
박세리는 "더 이상 부모님과 연락하지 않고 있다"며 관계 회복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부모, 자식 관계라고 하지만, 지금은 확답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가족과 금전적 문제로 인해 연을 끊은 사례는 연예계에 몇몇 있다. 트로트의 대중화를 이끈 가수 장윤정도 2014년 어머니와 남동생과 고소전을 벌여 화제가 됐다. 코미디언 박수홍 역시 오랜 시간 자신을 매니저먼트 해주던 형과 부모님과 수십억원의 횡령 문제로 절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박세리 사건도 그렇듯 장윤정-박수홍 때도 여론은 이들 편이었다. 성공한 스타를 두고 가족들이 채무, 횡령, 지나친 간섭을 벌이고 이를 통한 폐해가 잘 알려졌기 때문. 박세리 역시 먼저 아버지를 고소했음에도 국민 여론은 '그동안 끙끙 앓으며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의견과 함께 이해와 응원을 보내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박준철 씨는 1998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못한 일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재능있는 자식도 부모 과욕으로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식을 위해 먼저 헌신하는 자세입니다. 특히 큰 꿈을 갖는 운동선수의 부모는 부모가 먼저 선수가 돼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2001년 인터뷰에서도 카지노에서 돈을 잃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세리가 어떻게 번 건데 그런 걸 함부로 쓰겠어요"라며 "한 푼도 헛되게 쓰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성공'과 '초심'은 함께 가기 어려운 것일까.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효민, 노출의 계절…가슴골 드러낸 수영복 입고 당당 - 스포츠한국
- 오또맘, 한국에선 못입을 여름 노출 패션도 소화한 터질 듯한 볼륨 몸매 - 스포츠한국
- 악뮤, 10주년 콘서트서 눈·귀 호강시킨 최고의 경험치 선사[스한:리뷰](종합) - 스포츠한국
- ‘데뷔 첫 만루포’ 한화 장진혁, ‘달의 남자’ 등극할까[스한 이슈人] - 스포츠한국
- 치어리더 김현영, 가슴골 살짝 드러난 핫팬츠 패션…감출 수 없는 볼륨감 - 스포츠한국
- 표은지, 파격 언더붑 비키니 자태…큐티+섹시한 몸매 '눈길' - 스포츠한국
- 서동주, S라인 완벽한 딱 붙는 원피스 핏…섹시한 볼륨감 - 스포츠한국
- ‘알프스 메시’ 여전하네, ‘상대 실수→감아차기 원더골’ 만든 샤키리 왼발[스한 이슈人] -
- 신수지, 매끈한 비키니 라인…초미니로 뽐낸 볼륨감 - 스포츠한국
- 김갑주, 비키니가 작아 보이는 美친 볼륨감…"여신이다"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