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기회 주지 않겠나?" 8승 ERA 1.68 멕시코 평정 중…'사고뭉치' 바우어 향한 ML 239승 레전드의 '읍소'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두 번째 기회를 주지 않겠나"
미국 'FOX 스포츠'는 21일(이하 한국시각) '前 뉴욕 양키스 스타는 트레버 바우어가 메이저리그에서 또 다른 기회를 얻기를 희망한다'며 메이저리그 레전드 데이비드 웰스의 목소리를 조명했다.
트레버 바우어는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12년 빅리그에서 데뷔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에서 7시즌 동안 67승 53패 평균자책점 3.89로 활약했다. 그리고 바우어는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린 2020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11경기(2완봉)에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사이영상'을 품에 안으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바우어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LA 다저스와 3년 1억 200만 달러(약 141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이적 첫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107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 5패 평균자책점 2.59로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바우어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2021년 6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완전히 중단돼 있다. 당시 복수의 여성들이 바우어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까닭이다.
성폭행 혐의에 휩싸인 직후 바우어는 줄곧 억울함을 호소했고,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유죄 판결을 받지 않더라도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었고, 바우어에게 무려 324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부과했다. 이에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맞서 싸웠고, 2022시즌이 끝난 뒤 징계를 192경기로 줄여내는데 성공, 2023시즌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했다.
하지만 바우어의 복귀는 성사되지 않았다. 다저스가 바우어와 계약을 파기하기로 결정한 까닭이다. 그리고 이외의 29개 구단도 바우어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마운드로 복귀를 열망했던 바우어는 결국 아시아 무대로 눈을 돌리게 됐고, 극적으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손을 잡는데 성공, 19경기에 등판해 10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약 2년에 가까운 공백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활약이었다.
'사이영상'의 위엄을 뽐냈던 만큼 바우어는 시즌이 끝난 뒤 요코하마 DeNA를 비롯한 일본 복수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바우어의 선택은 일본 잔류가 아닌 메이저리그 복귀였다. 지난 겨울은 최근 스토브리그 중 가장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편에 속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바우어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이에 바우어는 SNS를 통해 '셀프 홍보'에 나섰고, 메이저리그 통산 12시즌 동안 무려 368세이브를 수확했던 조나단 파펠본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바우어를 향한 시선은 냉정했다. 결국 바우어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까지 팀을 구하지 못하게 됐다. 때문에 바우어는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레드데블스와 5월까지 5경기에 등판하는 단기계약을 맺고,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끝내 자신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게 되자 바우어는 일단 올해는 멕시코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메이저리그 복귀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바우어는 지난 5일 SNS를 통해 "나는 어떤 혐의로도 기소된 적이 없고, 사기 피해자이기도 하다. 왜 나는 돌아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등 9개 구단에서 21시즌 동안 뛰며 한차례 퍼펙트게임을 달성,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는 등 239승 157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4.13을 수확한 데이비드 웰스가 목소리를 냈다.
'FOX 스포츠'는 "바우어는 멕시코에서 10경기에 등판해 60⅔이닝 동안 83개의 삼진과 함께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63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바우어는 성폭행 혐의로 19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바우어는 어떠한 범죄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고,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리고 법적 분쟁을 해결했다. 바우어가 범죄 혐의를 벗은 가운데 前 양키스 스타 데이비드 웰스가 '사이영상 수상자가 두 번째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FOX 스포츠'와 인터뷰에 응한 웰스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는 정말 대단한 투수다. 그는 메이저리그로 돌아가야 한다. 과거에 헛소리를 하고 곤경에 처했던 모든 사람들을 봐라. 그들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기회를 얻었다. 왜 바우어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나. 내가 구단주이고, 바우어의 능력을 본다면 팀에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고, 바우어는 공을 던질 것이다. 바우어에게도 두 번째 기회를 주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스포츠 선수들은 수많은 나쁜 사람들의 표적이 된다. 자신의 흔적을 숨기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표적이기 때문이다. 나쁜 사람들은 선수를 최대한 활용하고 반응을 얻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당신을 고소하는 등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두 번째 기회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몇 미국 언론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바우어의 영입을 꺼려하는 이유로 '아무도 바우어와 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하지만 조금씩 여론이 변하고 있다. 해당 기사에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에는 "바우어를 고발한 여성은 명성과 돈을 위해 거짓말을 했다. 미투 때문에 증거 없는 블랙리스트는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바우어를 옹호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과연 바우어가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일단 올 시즌 중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