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의대 학장단 “선배들은 전란에도 책임 안놨다” 학생들에 편지
서울대 의대 학장단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을 향해 “우리의 선배님들은 대한제국 시절에도, 일제 강점기에도, 전란에도,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놓치지 않았다”며 강의실 복귀를 촉구했다. 학장단은 지난 20일 소속 학생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그랬기에 오늘날 여기까지 서울대 의과대학이 그리고 대한민국의 의료가 있을 수 있었다”며 “우리 같이 긴 호흡과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보다 발전된 세상을 위해 변화를 이끌어보자”고 했다. 서울 의대 학장단은 김정은 학장(신경외과 전문의)과 부학장 등 5명으로 구성된 지도부다.
학장단이 서신을 보낸 20일은 대학들의 1학기 수업이 마무리되고 여름방학이 시작된 시점이다. 지난 2월부터 ‘동맹 휴학’에 나서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대규모 유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각 대학은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거나 ‘학생 복귀 지원 센터’ 등을 만들어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학생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학 측에선 여름 방학을 없애는 등의 방식으로 연속 수업을 제공해 부족한 수업을 보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장단은 “증원된 2025년 의대 입시요강이 확정된 지금, 우리 모두는 무력감과 허탈감을 수습하고 여러분의 미래를 더 알차고 꼼꼼히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며 “의료 제도의 개혁과 사회 변화의 열망을 이제 교수들에게도 상당 부분 건네주길 바란다”고 했다. 학장단은 또 “학생들이 있어야 할 곳에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선도적으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우리들의 진심을 전달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며, 결국은 미래에 진정한 용기로 기록되는 길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의대생들의 복귀 마지노선에 대해 “‘데드라인’은 학칙에 따라 시기가 다르다”며 “대학 상황에 맞춰 학생들 한 명도 놓치지 않고 피해가 없도록 하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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