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불참·휴진 동력 '뚝'…범의료계 특위, 악재 속 오늘 출범

강승지 기자 2024. 6.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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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대생 불참 '반쪽짜리' 논란 불가피
서울대병원 휴진 중단…성모·삼성·세브란스 등 '신중'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환승센터 주변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정부의 '의대 증원'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4.6.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22일 출범해 첫 회의를 연다.

첫 회의부터 대학병원 교수들의 휴진 현황과 계획을 취합하고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었는데 첫 단추부터 꼬였다. 의대증원 사태의 주축인 전공의와 의대생 대표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범의료계 협의체란 논란이 불거진데다, 서울대병원의 무기한 휴진 중단으로 휴진 투쟁의 동력이 꼬꾸라져서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특위는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의협 산하에 교수 대표, 전공의 대표, 시도의사회 대표 총 3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이날 1차 회의를 진행한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한다. 다만 전공의 대표의 합류가 확정되지 않았다.

의협은 여러 경로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연락해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의협 산하 올특위는 교수 추천 위원 3명, 시도의사회 추천 위원 2명, 전공의 추천 위원 3명, 의대협 위원 1명, 의협 2명 총 14명으로 구성된다. 모든 안건은 14명 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지난 18일 총궐기대회에서 "오는 27일부로 무기한 휴진하자"는 발언을 독단적으로 했다가 내부 비판을 받는 임현택 의협 회장은 한발 물러나 관련 결정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교수 위원으로는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2기 비상대책위원장이 합류한다.

시도의사회 위원으로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과 이승희 제주도의사회장이, 의협 측 위원으로 채동영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과 임진수 기획이사가 각각 포함됐다. 의협 측 2인은 90년대생이다.

올특위가 시도의사회·의대 교수·의협 측 구성을 마쳤지만, 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불참 방침으로 14명 중 9명만 선임된 '반쪽' 짜리로 출범한다. 의협이 여러 차례 "단일 대오를 형성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내부 결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서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양측 갈등이 타협점 없이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는 엄포도 놨다.

이와 관련해 올특위는 이날 첫 회의부터 전국 병의원 휴진 현황 및 계획을 취합해 전국 의사 휴진 계획 등 왜곡된 정책을 바로잡을 모든 방안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집단 휴진의 동력은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17일부터 진행해 온 무기한 휴진을 교수 내부 투표를 거쳐 "환자 피해를 둘 수 없다"는 이유로 전날(21일) 휴진 중단을 결정했다.

서울대병원 휴진 중단으로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세브란스병원 측도 '재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서울의대의 무기한 휴진 중단은 중요한 의료계의 변화"라며 "자세히 맥락과 내용을 파악한 후 비대위 내부회의 및 필요하다면 전체교수님에게 물어보고 그 뜻에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기한 휴진을 단행할지 검토하기로 한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는 각각 25일 총회를 열어 내부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충북대의대 교수 비대위는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으나 시기와 계획을 정하지 못 했다.

사태가 5개월로 접어들면서 환자단체나 병원 노동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다음 달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다른 환자단체들과 함께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이달까지 진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의사단체와 정부를 상대로 전면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정부의 2000명 증원 배경과 현 상황 대응 방식을 따지겠다며 오는 26일 청문회를 예고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서울의대 교수진, 환자단체 등이 증인으로 참석한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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