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실화' 53년 만에 재회..."아직도 생생해요"
[앵커]
1971년 '대한항공 F27기 납치 미수 사건'을 다룬 영화가 개봉한 가운데, 당시 승무원과 승객이 다시 만났습니다.
사건 이후 처음 마주한 두 사람은 여전히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1971년 홍천 상공에서 납치돼 북한으로 갈 뻔하다, 여객기가 불시착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사건.
20대 승무원과 승객이었던 두 사람은 일흔을 훌쩍 넘기고서야 부둥켜안았습니다.
[정근봉 / 1971년 대한항공 F27기 승객 : 우리가 그래도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해요.]
50년도 더 된 일이지만, 어제 겪은 것만 같습니다.
[최석자 / 1971년 대한항공 F27기 승무원 : 사람들이 너무나 무서워해서 누구 하나 입 뻥긋 하나 하는 사람 없고… (북으로 가는 줄 알고) 주민등록증 같은 거 그거를 씹어 먹은 사람 많이 있었어요.]
바로 눈앞에서 본 22살 범인 모습은 여전히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정근봉 / 1971년 대한항공 F27기 승객 : 범인이 창밖을 계속 보면서 (기장한테) '너 죽고 싶어?' 그러면서 '너 어디야? 여기 (이북) 아니야!']
기내에서 폭탄이 터지자 몸을 던져 희생한 조종사의 얼굴도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최석자 / 1971년 대한항공 F27기 승무원 : (전명세 조종사가) '미스 최 나, 집에 갈 수 있을까? 우리 색시 볼 수 있을까' (말했어요)]
이제 농담 섞어 말할 수 있을 만큼 무심히 흐른 세월이 벌써 53년입니다.
[최석자 / 1971년 대한항공 F27기 승무원 : (사건 이후) 우리 (회사) 사장님이 소원을 한번 말해보라고…. 세계 일주를 시켜줬어요."]
[정근봉 / 1971년 대한항공 F27기 승객 : 아니 근데 나는 왜 안 해줬지?]
[최석자 / 1971년 납치 미수 사건 당시 승무원 : 살아서 다행이에요. 살아서. 뭘 해줘요 해주긴.]
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하이재킹'이 개봉하면서 이번 사건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하정우가 비행기 부기장, 여진구가 생애 첫 악역인 범인으로 분해 남북 분단의 아픔 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입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촬영기자 : 곽영주
디자인: 전휘린
YTN 김승환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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