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기자가 파헤친 ‘문화혁명 트라우마’
황지윤 기자 2024. 6. 22. 00:35
기억의 장례
타냐 브레니건 지음 | 박민희 옮김 | 마르코폴로 | 440쪽 | 2만5000원
“문화대혁명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문화대혁명 시기(1966~1976년)에 무려 200만명이 정치적 이유로 목숨을 잃었고, 수천만 명이 투옥됐다. 그러나 중국에서 이 시기의 기억은 비어 있는 공간처럼 남아있다. 국가의 탄압과 개인적 트라우마가 얽히고설켜 ‘국가적 기억상실’을 가져온 것이다.
영국 가디언 중국 특파원으로 베이징에서 7년간 거주한 저자가 침묵 속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트라우마를 더듬어본다. 저자는 궁금해한다. “수억 명이 자신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친, 삶의 10년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보였다.” 하지만 그 침묵을 깨려는 시도도 조금씩 엿보인다. 예술가, 재벌, 공장 노동자, 농부, 중매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수십 년간 숨겨왔던 비밀의 두려움, 죄책감, 책임감 등을 털어놓는다.
그는 “문화대혁명이 여전히 어떻게 중국을 형성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넌지시 시야를 확장한다. “문화대혁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선을 긋는 것은 어리석다. 민주주의는 완전체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도 충분히 곤경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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