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즘 시대 예술가들의 ‘사랑의 불장난’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584쪽 | 3만원
“내게 히틀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남자예요. 결점이라고는 없어요. 빛이 나요. 오직 그 사람만이 순수해요.”
1937년 미국 기자에게 독일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1902~2003)은 말했다. 그건 아마 사랑이었을 것이다. 그는 영화 ‘의지의 승리’(1935)와 ‘올림피아’(1938)에서 위대한 지도자 히틀러의 등장을 아리안 인종의 우수성만큼이나 진지하게 우아한 영화 언어로 선전했고, 다큐 영화의 전설이 됐다.
전작 ‘1913년 세기의 여름’에서 모더니즘 탄생의 세밀화를 그려낸 저자가 이번엔 1·2차 대전 사이 10년간 유럽 학술·문화계 거인들의 내밀한 삶의 궤적을 시시콜콜 추적했다. 인류와 문명에 대한 믿음은 무너지고 대공황과 파시즘이 세계를 덮친 시기. 그들은 현실이 어두울수록 더 미친 듯 사랑에 빠져들고, 더 황홀한 성취를 이룬다.
독일 문호 레마르크는 스타 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와 불공평한 육체 관계에 빠져들고,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남자와 여자에게 동시에 끌리는 자신 대신 상대를 탓하며 노르웨이 오두막에 은둔한다. 발터 베냐민, 해나 아렌트, 르네 마그리트, 루이스 부뉴엘, 살바도르 달리…. 명성의 무게와 업적의 권위에 가려져 있던 거인들의 뒷이야기가 ‘K막장’ 드라마 못지않게 스펙터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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