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 연말까지 면제
수수료 낮추는 방안 검토 중
카카오뱅크가 주택 담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연말까지 면제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2월 주택 담보 대출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는데, 그 기간을 더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는 카카오뱅크가 수수료를 받는 다른 시중은행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받은 사람이 예정보다 일찍 빚을 갚을 때 금융회사에 내는 일종의 위약금이다.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 돈을 빌린 지 3년이 안 돼서 빚을 갚으면 금리 유형에 따라 1.4%(고정금리), 1.2%(변동금리)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주택 담보 대출이 나갈 때 은행이 감정평가비, 근저당설정비 등 각종 행정 비용을 내야하고, 중도 상환에 따른 이자 손실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신용 대출의 경우, 시중은행들은 0.6~0.8% 정도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중도상환수수료 면제에 대해 “IT 기술을 통해 운영비 등을 아껴 수수료 면제 여력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고, 대출 규모가 훨씬 작은 인터넷은행처럼 수수료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요 시중은행들은 수수료 면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를 받지 않는 카카오뱅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정치권과 금융 당국이 수수료를 폐지하거나 합리화하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2022년 “고금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은행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며 은행권에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요구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올해 총선 공약으로 ‘중도상환수수료 폐지’를 내걸자 은행들은 코너에 몰렸다. 금융 당국도 지난 3월 “은행의 ‘손실 비용’만 수수료로 청구하고, 수수료 산정 기준도 투명하게 공시하라”고 은행에 요구한 상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시장 원리나 대출 비용 구조상 (중도상환수수료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이고, 수수료를 없애면 무분별한 ‘금리 쇼핑’ 등에 따른 부작용도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자 장사’ 비판 여론 속에 당국과 정치권이 모두 압박하고 있어 소폭이라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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