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스낵무비
유주현 2024. 6. 22. 00:22
‘밤낚시’가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극장을 찾지 않게 된 숏폼의 시대, ‘시성비’ 운운하는 10분짜리 영화의 등장 소식에 오싹했던 게 사실이다. 2년 전 입소문이 자자했던 일본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가 예고했던 영화의 종말이 실현된 듯해서다. “미래에는 영화가 없어져. 영상은 5초가 기본이고, 1분도 너무 길어서 영화관은 어디에도 없어. 미래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으니까.”
재밌는 건 10여 분 영화를 보기 위해 30분을 들여 극장까지 간 수고가 아까워 한 편을 더 보고 왔다는 사실이다. ‘썸머 필름을 타고’는 스크린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영화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담은 이야기였다. ‘밤낚시’도 관객을 전통적인 영화 관람으로 인도했다. 10여 분짜리 스낵무비는 시성비 콘텐트가 아니라 극장 마케팅의 진화인 셈이다.
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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