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 1차투표서 과반득표할까…또대명? 방탄엔 도움, 대선 유리할까
전문가들이 본 여야 당 대표 선거
8·18전대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은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대표의 독주 체제다. ‘또대명(또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한다.
여야 1등 주자의 출마엔 그러나 제법 의견도 갈린다. 이 대표의 경우 이례적인 연임이란 점에서, 한 전 위원장은 ‘선거 패장의 도전’이란 점에서다.
중앙SUNDAY가 4인의 정치컨설턴트에게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요청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이다.
① 출마 어떻게 볼 것인가=정치컨설턴트들 간 견해차가 확연했다. 윤태곤 실장은 “둘 다 1등이라 나오는 게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직접 나오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울 수 있는데도 나오는 것이고 한 전 위원장은 대안부재론이나 비윤의 상징성 때문에 나선 것”이라고 봤다.
정한울 원장은 “선거에서 크게 이긴 당 대표란 점에서 이 대표의 출마는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 전 위원장을 두고도 “지긴 했지만 한계가 있는 선거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나마 그 정도인 건 역으로 한 전 위원장의 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박성민 대표는 둘의 출마로 2000년대 이후 한국 정치에 확립된 당·대권 분리 기조가 흔들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출마자의 경우 1년 6개월, 민주당은 1년 전부터 당 대표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해왔다. 민주당은 최근 예외조항을 둬, 사실상 당·대권 분리를 폐지했다. 이 대표를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박 대표는 “한 전 위원장도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2027년 대선에 안 나온다고 얘기하거나 1년 6개월 전에 그만둔다고 하거나 민주당처럼 당헌·당규를 고친다고 하거나 셋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국민의힘이 한 전 위원장 체제에서 치른 총선에서 115석에서 108석으로 줄었고 한 전 위원장이 원외란 점도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패장이 (선거 직후) 자기가 그만둔 자리에 나온다는 것”, “지금의 주전장은 국회”라고 지적했다. 또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소수당 후보일 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걸 지적하며 “이 대표로선 사법리스크도 어렵겠지만, 180여 석의 범야권 이재명 대통령을 대한민국 국민이 받아들이겠느냐도 관건”이라고 했다.
윤희웅 센터장은 “양쪽 다 어색한 결정을 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을 두곤 “선거 패배한 대표가 바로 나오는 건 없던 일”이라며 “다만 여권 내엔 안철수·오세훈·유승민·이준석·홍준표 등의 다양한 인물이 있어서 한 전 위원장으로선 상당 기간 비켜서 있으면 지금의 위상으로 복귀하는 게 녹록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에 대해선 “이 대표 체제가 공고화된 상황에서 (연임의) 절대적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잠시 쉬어가는 게 본인의 대외적 이미지나 대권 차원에서 장점이 있는데도 (연임을) 선택한 거라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법리스크가 강화될 텐데, 당 대표직이 아닐 때 입지가 좀 더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선택의 주요한 배경이 아니었을까”라며 “야권에서 대통령의 중도하차나 임기 단축을 주장하고 이를 대중적으로 확산하는데 이 대표의 연임이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연임 도전을 사법리스크와 연결짓는 건 박성민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유창훈 판사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당의 대표’여서라고 했다. 그러니 당 대표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체포동의안 가결 때나 (추미애 의원이 아닌)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됐을 때도 ‘아무리 솎아내도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곤 실장은 “한 전 위원장이 우리가 예상 못 할 정도로 희한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센터장도 “80%인 당원들도 이번엔 변화의 흐름을 가져가자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비해 박성민 대표는 “원 전 장관의 출마로 다자구도가 되면서 한 전 위원장이 ‘원 오브 뎀’(여럿 중 하나)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 전 위원장을 뺀 나머지 세 명이 이전 대표와 같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며 “한 전 위원장으로선 당·대권 분리, 채 상병 특검법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에 뭐라고 답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1차 투표에서 끝내지 못하면 대세론이 꺾인 것이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한울 원장은 “이 대표는 지금부터 대선”이라며 “이번부터 제대로 된 대안을 보여줄 때”라고 했다. 총선을 거치며 민주당이 일사불란해진 만큼 이 대표 자신이 잘하면 전체적으로 잘할 수 있는 구조란 점도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그보단 까다로운 상황이다. 정 원장은 “한 전 위원장이 잘하려면 윤 대통령과 한 번은 척을 져야 하는데, 친윤들이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하는 걸 보면 지금도 견제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걸 불충으로 여길 수 있다”고 했다.
윤희웅 센터장도 대안 제시를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가 최근 보여준 종부세나 국민연금 관련된 것들에서 보듯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려는 흐름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갈등 구조에 대해선 “한 전 위원장만이 아닌 용산의 과제이기도 하다”며 “양쪽 입장이 정교하게 맞아떨어지는 협력관계는 아닐지언정 한계를 건드리지 않는 동거를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했다.
윤태곤 실장은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와 당을 조금 분리하는 게 본인에게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해선 “의석수도 작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이중으로 어려운 구조”라며 “다만 (여권의 지지가) 워낙 낮아서 성적을 끌어올리긴 쉬울 수 있다”고 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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