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충성 경쟁? 예우?…'이재명 아버지' 화들짝
禹 의장, 혁신당 국회 본청 사무공간 재배정 약속
'이대생 성상납 발언' 김준혁, 이대 측과 법적 분쟁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민주당의 아버지" 얼굴 화끈해지는 이재명 칭송
-더불어민주당의 19일 최고위원회의가 화제였다던데?
-맞아. 강민구 최고위원의 발언이 크게 주목받았어. 강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됐고 그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처음 참석했었지. 처음 발언에 나선 강 최고위원은 "저희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저의 큰 기둥이었고, 아버님의 소천에 이 대표님을 비롯한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원 동지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어. 문제는 다음 발언인데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다.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이 대표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다"라고 말했어. 이 대표를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칭한 거지.
-강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어. 이 대표에 대한 과한 찬양이 부담스럽다거나 강 최고위원의 동갑인 이 대표를 '아버지'라고 부른 것이 거북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북한 조선중앙티비에서나 들을 수 있는 '민주당 아버지' 운운하는 황당한 일탈에서 벗어나 정통민주당으로 돌아오라"라고 비판했어. 김민전 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은 일극 체제로 움직이는 북한을 연상케 한다"며 민주당이 사당화됐다고 지적했지.
-논란이 이어지자 강 최고위원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해명에 나섰지. 강 최고위원은 자신의 언행을 '명비어천가'라고 평가한 방송 보도를 공유하면서 "제가 최고위에서 한 발언이 전국 뉴스로 떠들썩하다. 국민의힘마저 가세했다.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는 격"이라고 말했어. 그러면서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했지. 옛 선비들처럼 이 대표에게 예우를 갖춰 인사한 것이라는 해명이야.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어. 최고위 회의에 같이 참석했던 고민정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무엇이든 정치권에서는 감정이 과잉돼 있으면 받아들여지는 데 불편함을 초래한다. 그 대표적 사례였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지. 반면 여당이 괜한 트집을 잡는다는 반응도 있어. 전현희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이재명 대표께서 정부여당, 검찰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재판도 받는 그런 상황에서 이번 총선 압도적 승리를 이끌었다. 이 대표에 대한 지지자들과 당원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이 대표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가장 유일의 구심점이기 때문에 믿음의 또 다른 표현이지 않을까"라고 언급했어. 아무튼 강 최고위원이 예우를 갖춘 것이라고 해명은 했지만,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충성 경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기도 하네.
◆조국혁신당, 국회 '바닥 회의' 종료…"의장 약속 믿는다"
-혁신당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 회의'를 끝냈다며?
-혁신당은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주 3회 최고위원회 등 주요 회의를 열고 국회사무처에 합리적 공간 재배정을 요구해 왔어. 본청 사무 공간이 분리 배치됐고, 의석수에 비례했을 때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야. "선거 제도 변화에 따른 다당제의 현실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국회 규칙은 양당 체제·교섭단체 중심으로 만들어져 소수 정당에 지나치게 불합리하다"고도 주장했어. 혁신당은 지난 16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본청 사무 공간 재배정을 약속했다"고 말했어. 혁신당 요구가 받아들여진 셈이지.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였어?
-국회사무처는 국회 본관 2층 219호, 223호, 224호를 혁신당 사무실로 배정했어. 혁신당은 원내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사무실이 분리 배치됐고 공간도 의석수에 비례했을 때 부족한 점을 들어 부당하다고 주장했지. 3석 정당인 개혁신당·진보당이 배정받은 공간과 비교해 보면 의석수는 4배인데, 사무공간은 2.5배 정도 차이밖에 안 난다는 거야. 사무처는 공간 배정은 '교섭단체 사무실 및 비교섭단체 사무실 배정면적기준'에 근거한 것이고, 이전 국회에서도 분리배치된 사례가 있어 난감해했지.
-로텐더홀에서 회의를 하니 출입기자들은 바닥에 앉아 의원들 모두발언을 받아 적어야 했어. 층고가 높은 실내구조 탓에 마이크 소리가 울리기도 했고. '바닥 타이핑'은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익숙한 일이긴 해. 혁신당은 월요일인 17일부터 본관 316호 회의실을 빌려 회의를 진행하는데 기자들 입장에서도 좀 더 편해진 느낌(?)은 있더라고.
-그렇다고 어디 들어갈지 확정된 건 아니라고 했어. 공간 재배정이 완료될 때까지 316호를 계속 빌려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만 정해진 거야. 혁신당이 국회 본청 어디에 자리 잡을지는 다음 주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아.
◆총선 전 사과했던 김준혁, 태도 바꿔 이대 '맞고소'
-김준혁 민주당 의원이 학교법인 이화학당과 이화여대 동창 모임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0일 경찰에 고소했어. 김 의원은 보도자료까지 내고 "사실이 아닌 발언으로 김 의원이 고(故) 김활란 전 총장과 이대 동창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양측(이화학당 및 동창 모임)의 주장은 허위"라고 주장했지. 어떻게 된 일이야?
-2022년으로 시간을 되돌려 봐야 . 김 의원이 역사학자로 활동했던 시절,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전쟁에 임해서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한 거야. 해당 발언은 김 의원이 지난 4·10 총선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로 확정된 후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됐어. 민주당 내에서도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었지.
-그래서 지난 18일 학교법인 이화학당과 김 전 총장 유족 측이 김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구나. 뒤이어 20일 '이화를 사랑하는 동창 모임'이 김 의원을 고발했고. 이 고발에는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 김혜숙 전 이대 총장 등을 비롯해 이대 동문 1400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해. 김 의원은 "미군정 시기 김 전 총장이 운영했던 '낙랑클럽'에 이대 졸업생 등을 동원했으며 일부는 공식 매춘부로 활동했던 기록이 미군방첩대 기밀문서에 남아있다"며 논란이 됐던 주장을 다시 꺼내 들었어.
-김 의원은 총선 사흘 전 페이스북에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과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역사학자로서 과거의 일을 말과 글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언어 표현에 신중하지 못했다"고 했어. 당선 직후에도 "제가 했던 발언이나 글 속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고 몸을 낮췄지. 김 의원과 이대 측이 어떤 법적 결과를 받을지 궁금하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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