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비밀인데요” 오태곤이 뛰면 산다… 마법의 주루, 6월 타율 4할까지 ‘만능맨’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오태곤의 높은 도루 성공률 비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숭용 SSG 감독은 단번에 뭔가를 대답하려고 하다 결국 “영업 비밀이다”라고 껄껄 웃어 보였다. 오태곤만의 특별한 도루 비법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그 안에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주력만 좋아서 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물론 조동화 SSG 주루·작전 코치 또한 “오태곤의 주루에는 굉장히 많은 게 있다. 개인의 타이밍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두 가지 장점만 가지고 하는 도루는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주력이 좋은 선수이기도 하지만, 타이밍을 굉장히 잘 잡는다. 이는 천부적인 센스도 있겠지만 상대 투수의 슬라이드 스탭을 잡아내는 능력, 그리고 어떤 구질을 던질지 미리 예상하는 사인 캐치 등 도루를 잘하는 선수들이 대다수 가지고 있는 능력이 혼합되어 있다. 오태곤도 “그런 게 다 있다”고 인정했다. 어쩌면 가르쳐서 된 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태곤의 도루 성공률은 경이로울 정도다. 주력만 보면 그렇게 빠른 것 같지 않은데 포수의 송구가 2루에 오기 전 이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생각보다 넉넉하게 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베이스에 나가면 높은 확률로 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대 투수들이 견제도 많이 하지만 견제에 걸리는 경우도 별로 없다. 어느 시점에서 견제를 할지, 어느 시점에서 투구를 할지, 어느 시점에서 변화구를 던질지 등을 종합해 도루 타이밍을 과감하게 잡는다. 그리고 한 번 잡히면 망설이지 않고 결단력 있게 스타트를 끊는다. 그게 높은 도루 성공률의 비결이다.
오태곤은 지난해 2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리그에서 13위였다. 그런데 더 경이로운 것은 성공률이다. 오태곤은 지난해 21개의 도루를 시도해 딱 한 번 실패하고 20번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무려 95.2%에 이르렀다. 딱 한 번 실패도 이준영(KIA)의 견제에 걸려 2루에서 아웃된 것이었다. 리그에서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 중 성공률이 가장 높았다. 견제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올해도 순도 높은 도루 성공률을 이어 가고 있다. 오태곤은 21일 인천 NC전까지 총 15번의 도루를 시도해 한 번도 실패 없이 100%를 성공시켰다. 리그에서 15번 이상 도루를 시도한 선수 중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다 성공시킨 선수는 오태곤이 유일하다. 지난해까지 합치면 36번 시도에서 35번 성공(97.2%)인데, 리그 역사상 2년에 걸쳐 이런 성공률을 가진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대의 견제를 뚫어내고 성공한 것이라 더 값지다.
그런 오태곤의 도루 성공은 21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선발 2번 중견수로 출전한 오태곤은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것에 이어 최정 타석 때 바로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득점권에 나갔다. 오태곤의 시즌 14번째 도루였다. 상대 선발이 좌완 카일 하트인데도 망설임이 없었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오태곤의 장기가 다시 발휘됐다.
4회에는 사실 100% 성공 행진이 끝날 뻔했다. 선두 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오태곤은 최정 타석 때 다시 도루를 시도했다. 두 번은 안 당하려는 듯 하트가 1루로 견제를 던졌지만, 오태곤의 스타트 타이밍이 제법 빨랐다. NC 수비수들의 대처가 늦은 사이 1루수 데이비슨이 2루로 공을 던지지 못하면서 오태곤의 시즌 15번째 도루가 올라갔다. 오태곤은 결국 에레디아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이날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오태곤은 이날 주루만 빛난 게 아니었다. 중견수로 많이 나선 선수는 아니지만 2회 박한결의 타구를 멋지게 걷어내면서 어느 포지션에 들어가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수비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또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타격에서도 활약했다.
오태곤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4월까지 26경기에서 타율 0.130에 그쳤다. 팀에서 1루 혹은 외야 수비, 대주자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호출되는 선수라 출장 경기가 적은 건 아닌데 타율이 너무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사실 출전 시간이 들쭉날쭉하고 대부분의 출전이 교체로 나가다보니 타격감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오태곤은 “이 정도 연차인데 그런 것은 다 핑계일 뿐”이라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좋은 타격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대로 오태곤의 타격 생산력은 점차 올라오고 있다. 5월 22경기에서 타율 0.268으르 기록했고, 6월 18경기에서는 타율 0.400(35타수 14안타)을 기록하며 이제는 공격에서도 충분한 공헌을 하는 선수가 됐다. 시즌 타율도 어느덧 0.283까지 올랐다. 항상 묵묵하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오태곤이 공격에서도 힘을 낸다면 SSG는 기존 외야수들이 더 많은 휴식을 줄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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