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피해 그대로 둘 수 없어”… 서울대병원 휴진 중단에 의정 대화 시작할까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닷새 만에 휴진 중단을 결정하면서 의료계 내에 퍼지던 ‘무기한 휴진’ 확산 분위기가 멈출지 기대가 커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범의료계 특위를 구성하며 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이번 결단이 의정 대화에 물꼬를 틔워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휴진하는 동네 병·의원에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환자를 외면하고 파업(휴진)에 동참한 병·의원 명단 공개와 이용 거부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한유총)는 다음달 4일 서울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계획했기도 하다. 이번 집회에는 역대 환자집회 중 가장 많은 1000명가량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개원의들이 의협 휴진에 참여가 저조했던 것도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중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하루 휴진에 참여한 비율은 전체의 14.9%로, 참여율은 2020년 집회 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교수들의 진료와 수술도 휴진 첫날에는 20%대로 줄었지만 둘째날 이후로는 조금씩 회복했다
비대위는 휴진 중단 사실을 알리면서 “휴진 결의 이후 정부는 전공의 처분 움직임을 멈추는 등 유화적인 태도 변화를 보였다”며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 휴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성모병원이 포함된 가톨릭의과대학 교수들도 전날 무기한 휴진을 논의했지만 다시 주말까지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김성근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다음 주 월요일까지 논의는 진행할 것”이라며 “휴진 말고 다른 투쟁 방법도 논의하고 있고 교육 불가에 대한 의견 표명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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