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왕고래' 대통령 발언 방식 이례적..당혹"[신율의 이슈메이커]
"尹 구체적 숫자, 뉘앙스 발언 이례적"
"성공해도 경제성 허들 넘어야..석유가스 큰 규모 나와야"
"석유공사·전문가-아브레우 교차검증 범위·내용 의문"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는 최경식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만나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살폈다. 최 교수는 지질학 전문가로 7광구 대륙붕 한계획정 문건 작성자이자 국내 유일의 미국 퇴적지질학회 앰버서더다.
최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언급 관련 “대통령이 상당히 구체적인 뉘앙스와 숫자를 언급하고 희망에 방점을 둬 표현을 한 부분들이 이례적이었다”며 “그런 방식의 발표를 접해본 적이 없어서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심해 광구에서 석유가스가 있다, 없다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경제성이라는 허들을 넘기 위해서는 큰 규모가 나와야 한다. 흔적이 나왔다고 해서 좋아하거나 흥분할 일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최경식 교수는 이날 △액트지오 규모 관련 의혹 △호주 우드사이드 철수 △탐사 시추 ‘성공가능성 20%’ 해석 △석유공사 및 국내외 전문가-액트지오 아브레우 고문 교차검증 내용 및 범위 소명 필요성 등과 관련 견해를 밝혔다.
○녹화일 : 2024년 6월 18일(화)
○방영일 : 2024년 6월 21일(금)
○진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혜라 이데일리TV 기자
○대담 : 최경식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신율: 시청자 여러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죠? 신율입니다.
▷이혜라: 이혜라입니다.
▷신율: 우리나라는 말이에요. 정치 쟁점화할 필요 없는 문제가 정치 쟁점화가 됩니다. 우리가 단순하게 당위성으로 접근해야 될 문제도 정치적 논리가 개입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거 참 특이하고 신기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만.
이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여러분들도 관심을 많이 갖는 석유 문제입니다.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죠. 근데 이게 정치 쟁점화되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 더 파볼 이유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안타깝지만 필요한 상황이 돼버린 것 같습니다.
▷이혜라: 맞습니다. ‘대왕고래’라는 프로젝트 이름처럼 들어가는 리스크나 비용도 크지만 성공하면 엄청난 규모잖아요. 그래서 오늘 그런 부분들을 따져볼까 합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최경식 교수님과 함께할게요. 교수님 안녕하세요.
▷신율: 솔직한 얘기로 저는 간단하게 기름 나오면 좋은 거고 안 나오면 안타까운 건데. 우리가 좀 깊숙하게 들어가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거 가지고 별 얘기가 다 나오잖아요. 그런데 제가 ‘액트지오’를 잘 몰라요. 교수님께 첫 번째 여쭤보고 싶은 게 이쪽 분야의 회사들은 원래 그렇게 규모가 크지 않고 빠르게 이합집산을 통해서 프로젝트 베이스로 일을 하는 그런 시스템입니까?
▶최경식: 일단 지금 액트지오처럼 컨설팅 회사들은 사실은 슐럼버거나 할리버튼처럼 초대형 기업에서부터 개인이 혼자 석유회사에 있다가 은퇴하고 자기 기술 또는 경험으로 자문해주는 기업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서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액트지오를 두고 특이하게 저런 회사가 어떻게 이런 석유공사 같은 큰 기업에 대한 기술 자문을 하느냐. 그런 표현도 사실은 적절하지는 않고요. 그래서 지금 액트지오처럼 해석을 하는 그런 기업들은 규모에 상관없이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신율: 그러니까 크기 가지고 얘기할 건 아니다. 이 말씀 이신 것 같아요.
▶최경식: 그렇습니다.
▷이혜라: 성공 가능성이 20%라는 발표 관련해서, ‘성공 가능성’은 표준화한 기준으로 우리가 뽑을 수 있는 수치가 아닌 건지 궁금하고요. 좀 주관적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왜냐하면 말씀하셨던 업체별로 그리고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사람별로 해석의 영역도 있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최경식: 성공 말고 뒤에 가능성이란 단어에 주목하시면 지금 단계에서는 직접적인 자료는 없고 간접적인 기술 자료 가지고 추정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석유가 있으려면 기본적으로 네다섯 가지 조건이 하나라도 결격 사유가 생기면 안 되고 반드시 각각 성립이 돼야 되는데. 직접적인 자료가 없다 보니까 간접적인 자료 가지고 좋다, 보통이다, 또는 안 좋다, 매우 안 좋다 등 정성적인 평가를 내리거든요. 그러니까 추정이 들어가는 거죠. 그래서 추정은 개인의 경험이나 보는 관점에 따라서 또는 회사 입장에 따라서 수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요소가 많아서 이 정도 그림이면 이 정도 양이 예상되고, 이 정도 확률이 예상이 된다. 그런 식의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신율: 그럼 20%면 좋다, 나쁘다, 그저 그렇다. 어느 정도에 해당되는 겁니까?
▶최경식: 일단 엑손모빌의 가이아나 광구가 16%라고 하고, 우리 동해 광구가 20%라고 하니까 산술적으로 보면 동해가 훨씬 좋은 것처럼 그렇게 판단을 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이유가 지역이 다르고, 또 평가한 사람들이 다르고, 평가한 자료가 다르기 때문에 거기서 말하는 16%와 우리나라에서 액트지오와 석유공사가 이야기한 20%를 같은 무게를 두고 판단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이혜라: 그러니까 가이아나 유전의 16%와 지금 동해 심해 가스전의 20%는 지질 구조도 다르고, 다르게 해석을 해야 하는 거네요. 불과 4% 차이기는 하지만요. 그 말씀이신가요?
▶최경식: ‘숫자 자체가 크게 의미는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전반적인 유망성은 있다’고 판단을 할 수는 있지만요.
▷신율: 저는 과학을 전공한 건 아닙니다만. 과학이라는 건 사실상의 검증이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검증이라는 건 누가 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검증 아니겠어요? 근데 이게 분명히 과학일 텐데 회사마다 해석도 다르면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최경식: 저희가 장비를 가지고 다루는 분야들. 예를 들어서 물리 탐사 자료라든지. 또 나중에 시추가 되어서 상업적인 생산을 할 때 거기에는 첨단 기술들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런 분야들은 사실은 과거보다 기술 발전이 많이 이루어졌어요. 근데 그 사이에 지금 액트지오의 아브레우 박사처럼 해석을 하는 사람들, 저처럼 퇴적학이나 이런 걸 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땅속의 지질을 제대로 아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가 땅속의 지질을 알기 위해서는 시추라는 작업을 해야 되는데. 많은 국민들이 구멍 하나 뚫는 데에 천억이나 드냐, 이런 놀라움을 갖고 계시잖아요. 그만큼 돈도 많이 들어가지만 그러한 구멍을 뚫었다 하더라도 땅속에 있는 지지를 우리가 단번에 알 수 있는 시추 자체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상황들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해요.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보니까 저희가 경험치나, 지적 역량들을 근거로 해서 저류층의 어떤 특성을 우리가 평가하는 그런 저류층 특성화 작업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 과정은 우리가 성공률 20%냐, 80%냐. 80%에 방점을 둘 것이 아니라 실제 그 땅속의 지질을 이해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만 이해를 하시면 납득이 가시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혜라: 국민 시선에서 보면 호주 우드사이드라는 업체가 일단 철수했다. 이 단어 자체로도 민감하게 반응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거든요. 이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1단계부터 4단계 중 두 번째 단계 정도의 우드사이드가 판단을 하고, 거기서 안 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걸로 저는 받아들였거든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이렇게 철수하는 게 이례적인가요?
▶최경식: 이례적이다 아니다를 평가하기는 어려운 단계고요, 지금은. 우드사이드라는 회사 자체가 호주의 굴지의 석유 회사고 상당한 기술 인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륙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회사고. 숫자는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는 않지만 한 600억 이상 자기 돈을 투입을 해서 실제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들어온 회사가 동해 대륙붕을 샅샅이 훑었는데 철수를 했다고 하면 일단 제3자가 볼 때는 ‘유망성을 좀 낮게 봤나’ 이런 생각을 하실 수는 있지만 그 변수 말고도 회사 자체의 포트폴리오 상에서, 사업의 다각화 측면에서 한 곳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될 때 지금 우드사이드가 최근에 세네갈에서 성공을 거둔 그런 경우처럼 한국을 전략적으로 후순위에 놨다면, 기술적인 유망성이 있다 하더라도 회사가 철수하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단순하게 우리가 ‘기술 유망성이 없어서 가는 거 아니냐’ 이렇게 말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신율: 아브레우. 이분이 원래 유명하신가요?
▶최경식: 네. 코로나 이전에는 제가 미국에서 석유지질학회나 이런 데에서 그분 발표하는 것들을 제가 여러 차례 뵀었고요.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이분이 이제 엑손모빌 또 그 이전에 페트로브라스라고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에서 심해 탐사 광구 또 물리탐사 자료를 가지고 해석하는 일에 대해서 상당한 경험과 지적 역량을 가지고 있고요. 여러 논문도 작성을 했고, 대중 강연이나 교육에 상당히 특화되어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학계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그런 분 중에 한 분이다. 그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신율: 이분이 굉장히 지명도가 높다고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볼 때 여러 가지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여쭤보는 건데. 이분이 판단한 근거가 있을 거 아니에요? 혹시 교수님도 그런 자료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최경식: 제가 석유공사나 대학에 가서도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많은 평가를 했었는데요. 사실은 아브레우 박사가 동해 가스전, 동해 심해 탐사 광구에 대한 기술 자료를 검토한 내용은 실제 내용을 봐야만 알 수 있어서 어떤 식으로 평가를 했는지 제가 알 방법은 없지만요.
일단 지금 7개 유망 구조를 도출했다고 하고. 각각 유망 구조별로 아마 위험도를 다 다르게 평가했을 걸로 추정이 돼요. 그래서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해석의 영역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 자료를 직접적으로 보지 않는 한 그분이 어떻게 판단했는지는 저희가 추측하기는 좀 어렵다고 보여져요. 또 설사 그 자료를 본다 하더라도 자료를 보는 관점에 따라서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이혜라: 워낙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니까. 공사 쪽에서 내놓는 거든, 정부 쪽에서 내는 거든요. 아브레우 고문이 와서 얘기한 것에서 이 부분은 조금 더 얘기를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아쉬운 부분 있으셨어요?
▶최경식: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보면 석유지질학의 기본을 가르치는 측면에서는 왜 저렇게까지 하나 그런 아쉬움은 있었는데요. 어쨌거나 그분이 상세하게 설명하려다 보니까 여러 가지 제가 볼 때는 좀 무리한 비유도 드시고 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본적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은 본인의 판단이 석유공사의 판단과 얼마나 비슷하고 달랐는지. 그리고 국내외 전문가들한테 교차 검증을 했다고 하는데 그 교차 검증의 범위라든지, 내용이 어떤 것인지가 상당히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내용에 있어서는 언급을 안 하셨기 때문에 아마 국민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율: 근데 아브레우 고문이 하는 액트지오라는 회사가 포스코인터내셔널하고도 일을 같이 한 모양이에요.
▶최경식: 그렇게 알려져 있는데요. 일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대륙붕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포스코 이전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이었는데. 그 회사는 미얀마에서도 우리 동해처럼 심해 탐사 광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사업 때문에 이분하고 같이 일을 했는지 그건 제가 아는 바는 없지만. 어쨌거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상당히 심해 탐사 광구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회사라서 이분의 지명도를 그 회사 사업의 평가 과정에서 활용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혜라: 아브레우 고문이 ‘탄화수소 발견되지 않은 리스크는 있다’ 이렇게 말을 했잖아요. 구체적으로 그게 어떤 의미예요? 그러니까 보통 (시추)뛰어들 때, 발견되지 않으면 안 하는 게 맞는 거야. 전문 지식이 없는 관점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거든요. 이것 어떻게 봐야 하나요?
▶최경식: 저도 처음에 그 표현 들었을 때 통역하시는 분 통해서 글로만 봐서 이해가 잘 안 갔었는데요.
나중에 보니까 석유공사가 우드사이드하고 같이 사업을 하면서 두 공을 시추를 했는데 다 실패가 됐고. 또 석유공사가 단독으로 그 이후에 한 공을 더 뚫었는데 거기서도 실패를 했습니다. 근데 세 공, 다 우리가 석유 또는 가스를 생산하려면 기본 핵심적으로 4가지 근원암이 있어야 되고, 또 저류암이 있어야 되고, 또 덮개가 있어야 되고, 구조가 있어야 되고. 이런 것들을 일반적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구멍을 뚫고 보니까 석유나 가스의 냄새가 안 나는 거죠.
그러니까 근원암이 있다라고 추정은 했지만 그곳으로 이동을 안 한 것인지. 아니면 그 지역에 근원암이 없었다는 건지. 그러니까 탄화수소라고 하는 것은 석유나 가스가 대표적인 건데. 그걸 못 찾았다는 이야기를 탄화수소가 없는 게 리스크다. 그렇게 표현을 해서 좀 오해를 불러일으킨 면도 있는 것 같고. 어떻게 보면 그 탄화수소의 존재 여부를 이분들은 가장 좀 리스크를 높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표현이다 생각이 됩니다.
▷신율: 교수님이 생각하실 때 그러면 지금 단계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발표한 것이 조금 성급했던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경식: 일단 아브레우 박사가 그 질문을 받았을 때 트럼프라든지 부시, 오바마 대통령 예를 들었지만. 제가 볼 때는 조금 포인트가 어긋난 비유였다고 생각이 드는 게 그분들은 어떤 정책적인 방향. 예를 들어서 오랫동안 보호지역으로 묶여 있는 지역들을 당위성을 갖고서 보호지역을 해제하고 시추하겠다고 하는 정당성을 부여할 때 이야기를 했지, 구체적인 자세한 사항을 이야기한 적은 없었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에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건 상당히 구체적인 뉘앙스와 구체적으로 숫자를 언급하시고. 또 희망을 방점을 두어서 표현을 하신 부분들이 이례적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그런 발표를 접해본 적이 없어서 약간 당혹스러웠다. 그런 생각을 좀 했었습니다.
▷신율: 있다, 없다를 떠나서요. 교수님이 보실 때 있다, 없다를 우리가 구멍을 뚫어 봐야 될 거 아닙니까? 근데 구멍을 뚫기 시작해서 보통 대략 언제쯤 좀 있다, 없다를 100%는 아니지만 대략 알 수 있을 거라고 보세요?
▶최경식: 지금 단계에서는 이용 가능한 자료는 다 분석이 끝났다고 보여지고요. 시추 계약을 하게 되는데 심해 시추 같은 경우는 구멍 하나 뚫는 데에 계약이 수백 건이 같이 붙게 됩니다. 여러 가지 로지스틱스라든지, 사람 고용하는 것도, 헬기라든지. 크고 작은 계약들이 다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전제하에 시추가 만약에 7월에 이뤄진다면 최소한 한 두세 달. 근데 동해같이 수심도 깊고, 환경 자체가 겨울이 되면 대단히 작업하기가 어려운 환경인 경우는 날씨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전 사고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이 돼야 해서 신중하게 사업을 진행할 것 같은데. 그러면 최소한 두세 달은 그냥 지나가야 된다고 봐야 되겠죠. 그래서 12월에 시작한다 하더라도 내년 봄쯤에나 저희가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고. 보통은 이게 이렇게 뉴스가 될 일이 아닌데 온 국민들이 아시다 보니까 시추가 진행되면 그 경과에 따라서 많은 뉴스들이 쏟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신율: 20%라는 게 예를 들면 5개 박으면 하나는 나와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 의미 아닙니까?
▶최경식: 예를 들어서 우리가 주사위를 6번 던지면 하나는 특정 숫자가 나온다. 이런 판단으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고요. 추정의 추정을 더한 것이기 때문에. 각 구조마다 유망성이 다 다르게 평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물론 다섯 번을 시추하면 한 번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 이렇게 표현하는 거는 이해가 되지만. 보장이 되는 것처럼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가치를 부여하는 건 좀 무리가 있다.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혜라: 교수님께서 ‘지금 단계에서 이렇게까지 뉴스가 될 일이 아닌데’라고 말씀을 하셔서요. 근데 이미 1998년에 저희가 발견 안 했던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때는 분위기가 어땠나요? 기억나세요?
▶최경식: (98년)동해가스전 같은 경우에는 석유공사가 국내 대륙붕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건데. 그게 아마 2004년인가 그때 상업적인 생산을 처음 시작했을 거예요. 근데 그전에 실패를 많이 했죠. 그 당시만 해도 기술 인력이라든지, 역량이 부족했었으니까.
근데 구조를 발견한 다음에도 그때 논란이 많았던 게 생산 단가가 너무 높았어요. 그래서 우리가 우리랑 관계가 좋은 카타르나 이런 데서 다 수입하면 싸게 들어오는데 왜 비싼 돈 주고 우리가 개발해야 되냐, 그런 경제성 논란. 우리가 대규모 국책사업할 때마다 그런 경제성 논란이 불거지곤 하는데 그런 과정을 뚫고 결국은 투자금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성과를 올렸지 않습니까.
그래서 처음 하다 보면 도전도 많고 장애물이 많다. 특히 심해 탐사 광구 같은 경우는 수심이 1km, 깊이가 한 2km 이상 들어가니까 사실은 굉장한 도전이죠. 그래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이 되는데. 너무나도 많은 관심을 갖다 보니까. 첫 번째 시추공의 결과가 상당히 중요해지지 않나. 그리고 현장에 있는 그런 기술자들이나 관련 종사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좀 많은 부담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율: 학자 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대륙붕이나 그쪽에 유전이나 이런 게 있을 확률이 어느 정도라고 보세요? 전체를 봤을 때요. 꼭 대왕고래인가 그거 말고도. 일반적으로 볼 때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최경식: 옛날에는 육상에서 검은 물이 나오는 게 저게 뭐냐 해서 불을 붙여봤더니 그게 석유였고. 그걸 개발을 하고 나니까 대륙붕과 같은 얕은 바다로 갔고. 이제 얕은 바다도 거의 끝나서 지금은 대부분 다 깊은 바다로 갑니다. 그래서 2010년 그때부터 보면 굉장히 많은 탐사를 하다가 2017년에 저유가 시대가 왔을 때 한때 탐사 활동이 돈이 안 되니까 경제성이 안 나와 줄어든 적은 있지만 그 이후에 다시 심해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심해라는 환경은 원래는 모래가 안 쌓이는 환경인데. 해수면이 낮았을 때는 모래가 쌓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모래가 한 번 쌓이게 되면 규모도 크고 상당히 대규모로 구조가 발달될 수 있는 지역들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동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양이 사실은 굉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렇게 볼 수가 있죠. 근데 우리 동해는 이제 처음 시작 단계다 보니까 어떤 불확실성은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심해 탐사 광구 개발이 대세다. 그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혜라: 교수님, 7광구는 어때요? 요새 또 한쪽에서는 7광구 얘기를 해서요. 제가 궁금한 게 첫 번째가, 우리가 이렇게 하던 곳. 8, 6 이쪽에서 하는 게 맞는 건지. 두 번째는 7광구는 정말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일본에서 일단은 아니야 이렇게 한 게 맞는 건지. 이거 학자 입장에서 어떻게 보고 계세요?
▶최경식: 제가 언론에서는 처음 밝히지만 국내 대륙붕 한계획정할 때 문건을 제가 작성을 했었거든요. 외교부랑 같이. 그게 7광구 그 지역이었고. 7광구 같은 경우는 시추를 여러 군데 했지만 성공적인 탐사 결과는 없었습니다. 지도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본 쪽에 가까이 있죠. 7광구 설정할 당시만 해도 일본이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 줄 모르고 같이 협력하자는 차원에서 그렇게 공동 개발을 위한 광구 설정을 했었는데.
말씀드렸다시피 심해 광구에서는 어디나 가능성은 크고 작건 간에 가능성은 있다. 우리나라 주변의 대륙붕이고 우리나라 주변의 심해 퇴적 환경이라면, 우리가 역량이 있고 국가적으로 가용한 자본이 있을 때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은 하나의 의무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신율: 일본이 지금 일단은 거기서 철수한 거 아니에요? 7광구에서.
▷이혜라: 일단은 지금 중지고 내년부터 아예 종료 선언을 내년에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알고 있는데요.
▶최경식: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일본은 시간을 끄는 전략을 쓰고 있는 거죠. 조약에 보면 공동으로 일본하고 우리가 같은 스탠스를 갖고 해야만 개발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일본이 만약에 거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한국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가능하지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일본은 무심한 척 시간을 기다려서 특정 시간이 지나면 7광구 관련된 공동개발 협정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대륙붕 경계획정을 통해서 자기들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다음에 추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신율: 거기도 과거에는 탐사를 해봤을 거 아닙니까? 7광구라는 데도요. 그거는 지금 대왕고래인가 거기보다 확률이 높았었나요?
▶최경식: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습니다만. 동해 대륙붕이나 심해 탐사 광구보다는 자료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상당히 오래 전에 했던 그런 자료라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기술이라든지 인력을 투입했을 때 최근에 이제 지질자원연구원에서 ‘탐해3호’가 이제 또 만들어져서 이제 활동을 하게 되는데. 그런 장비를 가지고 자료를 획득해서 처리하다 보면 아마 과거에 보지 못했던 구조나 유망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신율: 이 이슈가 필요 없이 정치화된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교수님 같은 학자가 중심을 잡는다는 차원에서 우리 국민들이 현명하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식으로 이것을 바라봐야 하는지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최경식: 이 문제가 사실은 과학의 영역이고, 기술의 해석의 어떤 차이. 그러니까 옳고 그름이 아니라 나하고 얼마나 비슷하냐 다르냐 이걸 평가하는 단계에서 외부적인 요인들이 너무 많이 개입돼서 본질이 흐려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브레우 박사가 어떤 해석을 내놓았는지, 또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우드사이드랑 얼마나 입장 차이가 달랐는지. 그 부분을 핵심적인 자료는 내놓지 않더라도 정황상 그걸 이해할 수 있는 정부에서 노력을 해서. 정부에서도 자료 공개를 검토하신다고 하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오해를 빨리 불식시키고 현장에 있는 분들이 최선을 다해서 탐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힘을 좀 모아야 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율: 내년 봄까지만 기다리면 어느 정도는 좀 가시화되지 않을까요? 아까 내년 봄이라고 말씀하셔서요.
▶최경식: 사실은 있다, 없다가 중요한 게 아니고 많이 나와야 됩니다. 심해 탐사 광구는 규모가 크고. 경제성이라는 허들을 넘기 위해서는 큰 규모가 나와야 되기 때문에. 흔적이 나왔다고 해서 우리가 좋아하거나 흥분할 일도 아니고. 안 나오면 우리가 실망스럽겠지만. 좀 큰 규모로 양질의 가스라든지 석유가 나오면 더 좋겠지만. 그런 것들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이혜라 (hr12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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