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과 협력 멈춰라”...러 대사 “우리 위협하는 건 용납 못해”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 협력이 담긴 조약을 체결하면서 한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1일 주한 러시아 대사를 불러 “러시아는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했고, 러시아는 “러시아에 대한 위협과 협박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겉으로 드러난 장면으로 보면 34년 한·러 수교 역사상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이라고 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불러 북·러 조약 체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김 차관은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또 북한이 수십 년간 불법적인 핵·미사일을 개발해오면서 한국에 대한 핵 사용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한국은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어기고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한국 안보에 위해를 가해오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이를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겠다고 했다. 주한러시아대사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놓은 별도 자료를 통해 지노비예프 대사가 이날 ‘면담’에서 “러시아 연방에 대한 위협과 협박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지노비예프 대사는 북러 협력은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국제법의 원칙과 규범을 준수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는 안보 불가분의 원칙에 기초하여 한반도에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의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정치적·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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