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20대 ‘위험운전’ 혐의 ‘무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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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알코올농도 0.170% 수치 정도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났다가 자수한 운전자가 법원에서 '위험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인정받았다.
또 A씨가 0.170% 수치의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해서 곧바로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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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해서 곧바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5-3형사부(재판장 이효선)는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사고후미조치, 음주운전 등 4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위험운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나머지 3개 혐의 공소사실은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2월 12일 0시 1분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충남 태안 장산교차로에서 다른 쪽으로부터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과 충돌했다.
충격으로 상대방 차량이 파손되고 차 안에 있던 20대 4명이 다쳤지만, 조치하지 않고 달아났다. 그러나 곧바로 돌아와 경찰에 자수했고, 당시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 수치는 0.170%였다.
검찰은 A씨가 술을 마신 영향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피해자를 다치게 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대륜에 따르면 혈중알코올 수치 0.1% 이상인 경우 보통 1~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현행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03%만 되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처벌이 이뤄지는데, 검찰도 이같은 상황을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1,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위험운전치상 혐의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지선에 정차해있던 A씨가 자정을 기준으로 신호등이 점멸 신호로 바뀌고 교차로를 가로지르는 다른 차량 2대가 지나가자 천천히 움직인 점 △A씨 차량이 교차로 중간을 지날 때 측면에서 피해자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상당한 속도로 교차로에 뒤늦게 진입한 점 △A씨 차량을 뒤늦게 발견한 피해자 차량이 우측으로 방향을 튼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A씨가 0.170% 수치의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해서 곧바로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오히려 이 사고의 주된 과실이 피해자 차량에 있다고 봤고, 2심 재판부 역시 좌우를 살펴야 하는 의무를 소홀히 한 A씨의 과실에 피해자 과실이 경합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이 무죄의 근거로 든 사정들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한 사실 및 사정까지 보태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음주의 영향으로 실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의 무죄 판단에 검사가 주장한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의 위법이 없기에 검사가 주장한 '위험운전치상' 부분 항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음주운전으로 적발이 되면 형사처분과 동시에 행정처분까지 받게 된다.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인 경우 벌점 100점(100일 면허정지)의 처분을 받게 된다.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인 경우 운전면허취소 1년에 처한다.
이때 음주 측정을 거부한 사람 역시 1년간 면허취소가 되며 2회 이상 단속에 걸린 사람은 2년 동안 면허가 취소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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