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돈이 되는 산업폐기물–쓰레기는 정의를 모른다’
21일 오후 10시 KBS1 ‘추적60분’ 1370회는 ‘돈이 되는 산업폐기물–쓰레기는 정의를 모른다’편이 방송된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생활 폐기물은 2,304만 톤으로 전체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사업장이나 의료,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 우리나라 폐기물 중 90%를 차지하는 산업폐기물들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 ‘추적60분’이 산업폐기물 처리 문제의 실태를 파헤쳐 보았다.
경기도 연천군의 작은 동네 대전1리에서는 올해에만 마을주민 5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노인회장 김순복 씨가 취임한 이후 파악한 암 사망자 수는 25명. 주민 200명 남짓한 작은 동네에서 6년 만에 25명이 암으로 사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민들은 산업 폐기물 업체의 SRF(고형폐기물연료) 소각시설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극심한 피해에 SRF 소각시설 반대대책위를 꾸려 피해를 호소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1년 전 더 가까운 곳에 새로운 산업 폐기물 소각시설이 생겼고, 주민들의 불안함은 더욱 커졌다. 제작진이 유해 물질에 관해 묻자 소각시설 관계자는 법적 기준에 준하는 정도라고 답했다.
충남 예산군 조곡리에서 나고 자란 장동진 씨는 조곡산단 반대 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조곡산단 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서게 되면 농작물에 피해가 갈 것이 염려돼 생전 해본 적도 없는 시위에 위원장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예산군은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A 기업에 사업 제안을 하고 조곡산단을 추진하는 중이다. 하지만, 예산군의 기존 3개 산업단지 가동률은 77% 불과하고 예정대로라면 이미 완공돼야 했을 예당2일반산업단지는 분양조차 안 돼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은 A 기업이 산단을 구실로 매립장을 지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최근 5년간 충남의 타시도 반입폐기물 처리 비율은 62.5%.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들여온 산업단지로 인해 수도권 소재 기업들의 폐기물 처리장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2019년 5월, 지방의 한 산업 폐기물 매립장에서 침출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은 악취와 농작물 피해를 호소했고 지자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100억 원 가까이 들여 우수배제시설과 전처리 시설, 차수벽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속되는 피해에 매립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예상 비용은 1,000억 원. 매립을 했던 산업 폐기물 업체는 이미 부도가 나 책임 물을 곳이 없어 곤란한 상황이라고 지자체 관계자는 말했다.
성주 일반산단의 산업 폐기물 매립장 또한 2017년 매립 종료 후 방치되다가 침출수 문제를 우려한 성주군이 군비를 들여 안정화 사업을 마친 상황이다. 산업 폐기물 매립시설은 매립 종료 후 민간기업이 30년 동안 사후관리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그러나 업체가 사후관리이행보증금을 납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가고 사후관리는 지자체의 몫이 되어버린다. 이 기막힌 구조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매립하면서 돈을 벌 때는 좋지만 매립이 끝나고 나면 나 몰라라 할 수 있다는 거죠. 그게 영리 기업의 속성 아닙니까? 영리 기업이 정부나 지자체도 아닌데 30년 사후 관리하라고 했다고 30년 사후 관리를 잘할 거라는 보장이 없는 거죠. 그렇게 정책을 설계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추적60분’ 1370회 ‘돈이 되는 산업폐기물–쓰레기는 정의를 모른다’편은 21일 밤 10시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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