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옥외대피장소 가봤더니…차량으로 ‘가득’ 잠금 장치로 ‘꽁꽁’ [현장K]
[앵커]
지난 주 전북 부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천2백 건 넘는 피해가 발생했었죠.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건데, 지진 대비는 얼만큼 갖춰졌을까요?
야외 대피소로 지정된 곳들을 신현욱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지진이 나면 이렇게 넓은 공터로 대피해야 합니다.
유리창이나 간판 같은 낙하물이 없는 공터 만 여 곳이 '지진 옥외대피장소'로 지정돼 있는데요.
잘 관리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지진 옥외대피장소로 지정된 서울의 한 주차장.
백여 대의 차량이 이미 빼곡히 주차돼, 지진이 나면 사람이 얼마나 대피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경기 안산시의 또 다른 주차장.
이미 만차 상태로 옥외대피장소 지정이 무색합니다.
[주차장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가 제일 심각한 게 주차 관리에요. 주차 너무 할 데가 없어서 (지진 나면) 사람보다 차가 더 극성부릴 거예요."]
차량이 표지판을 아예 가로막고 있어 대피소인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지진대피소 있는 건 몰랐어요. 불편할 거 같기도 하고, 위험할 거 같기도 하고 차가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렇다면 심야 시간엔 어떨까?
대피소로 지정된 한 초등학교입니다.
밤이 되자 정문이 이렇게 닫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교 시간 이후엔 운동장을 아예 닫은 겁니다.
또 다른 초등학교도 밤 9시가 넘자, 정문을 자물쇠로 걸어 잠금니다.
대피소로 지정된 학교는 지진이 나면 숙직자가 문을 열어주도록 하고 있지만, 주민 불안은 여전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숙직자가) 정문을 열고 또 후문까지 뛰어가서 연다고 할 때 오래 걸리실 수도 있고, 학교 내부에서 다치셔가지고 나오지 못할 수도 있는데…."]
대피소를 우후죽순 늘려가기보단, 제 역할을 하도록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지진 옥외대피장소) 지정에 어떻게 보면 방점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대피소가 정말 기능을 하고 안전하게끔…."]
지진 옥외대피장소는 서울에만 천 5백여 곳,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학교 운동장입니다.
현장 K 신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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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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