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죄’ 수사에 울먹인 두 남자…국회서 공개된 채상병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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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열린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입법 청문회'에서 해병대 수사관과 경북경찰 수사관이 함께 울먹이며 대화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인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사위 청문회에서 "수사관들이 느꼈던 외압에 관한 녹취록"이라며 해병대 수사관 A씨와 경북경찰 수사관 B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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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1일 열린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입법 청문회’에서 해병대 수사관과 경북경찰 수사관이 함께 울먹이며 대화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 녹취록에는 박정훈 전 대령이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돼 국방부검찰단의 압수수색을 받는 과정에서 해병대 수사관이 경북경찰 수사관에 항의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박 전 대령은 채상병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군 검찰이 아닌 경북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는데, 돌연 경북경찰에 이첩된 사건 자료가 국방부검찰단에 회수되고 박 전 대령은 ‘항명죄’로 수사를 받게 됐다.
녹취록 속 해병대 수사관은 경북경찰 수사관에 “너무한다고 생각 안 하시나. 저희가 범죄자 취급을 받으면서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다”며 “사람이 죽었다. 사실 규명을 위해서 그 책임자를 찾고 진실 밝히고 이게 뭐가 잘못됐나”라고 따졌다. 이에 경북경찰 수사관은 미안한 듯 연신 한숨을 쉬며 “(진실을 밝히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저도 진짜…”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안타까워했다.
해병대 수사관은 “저희 수사단장(박정훈 전 대령)님이 형사 입건됐다. 휴대폰도 압수당하고 압색(압수수색) 다 들어오고 여기도 지금 동시에 다 들어와있는데 무슨 근거로 사건 기록이 그렇게 가야 되고, 왜 경북청에서는 이첩 받았다고 정당하게 말을 못하시고,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를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겁났으면 이렇게 말도 안 했다. 무고한 해병대원이 죽었다. 부모님 앞에서 저희가 맹세를 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혀서 저희도 예방을 못했다면 저희도 처벌받겠다고 했다”고도 했다.
그러자 경북경찰 수사관은 떨리는 목소리로 “알고 있습니다”고 답하고는 감정에 북받친 듯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해병대 수사관이 “대선배이신 것 알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하자 경북경찰 수사관은 감정을 추스리며 “알겠다”고도 답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미안해하는 경북청 수사관의 눈물 섞인 호소 목소리를 다 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외압을 행사하고 (자료) 탈취에 관여한 것이란 강력한 암시를 이 통화 내역이 웅변하고 있다. 만약 이 사실이 맞다면 대통령은 직권남용 등 불법적 사유로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어마무시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이 진실을 거부하고 선서를 거부하고 위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정답은 이 사안은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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