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논설위원 "이재명 '검찰주장 검증' 요구했어야…애완견 선 넘어"
친명 김영진 의원도 "애완견 발언이나 몇몇 의원들의 발언은 과유불급"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했다가 언론 전체 대상으로 한 발언이 아니라고 한 뒤에도 여전히 언론계 비판이 나온다.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이 대표가 차라리 '검찰 주장을 더 검증하라', '우리 주장도 보도하라'고 했으면 수긍할 수도 있었겠으나 언론을 애완견에 빗댄 것은 초점이 빗나갔다고 비판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언론 전체를 대상으로 이해하게끔 한 것은 좋은 게 아니며, 일부 의원들이 이 대표를 지원사격한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비판했다.
임창용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21일자 고정칼럼인 '서울광장' 코너 <차라리 기자들의 게으름을 탓하라>에서 “정말 권력에 맹목적으로 순응하고 검찰의 주장만 앞세워 보도하는 언론이 있다면 애완견이라고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매체가 어떤 부분을 조작하고 왜곡했는지 짚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임 위원은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로선 대북송금 사건까지 더해짐으로써 상당한 위기감을 느낀 듯싶다”며 “그렇다고 언론을 검찰이 주는 먹이만 받아먹는 듯한 집단으로 단정짓는 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비판이 아닌 모욕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임 위원은 “이 대표가 차라리 검찰의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자들의 게으름을 질타했다면 저널리즘 측면에서 일정 부분 수긍할 수도 있겠다”며 “검찰이 흘리는 정보를 충분히 검증하라, 수사 대상자측의 주장도 제대로 보도하라고 강하게 요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조나 경찰 출입 기자들이 일정 부분 검찰과 경찰의 정보에 너무 의존하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출입처 중심의 취재에 익숙한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성찰이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썼다. 임 위원은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에 빗댄 건 초점이 빗나갔다”며 “기자들에게 검찰은 중요한 취재원일 뿐 즐겁게 해주거나 섬겨야 할 주인이 아니어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은 지난 19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애완견 발언이나 몇몇 의원들의 발언은 과유불급”이라며 “오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전체를 막 공격하면 의원들이 싫어하듯이 '누구의 발언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그렇다'고 얘기해 주는게 맞는다”며 이 대표 발언이 과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애완견 발언을 두고 “법원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무죄를 입증해 나가는 측면에서 과연 도움이 됐을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이 SBS와 한국일보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처럼 열심히 왜곡 조작이나 하고 있다고 한 말이 법적으로 허위라고 볼 수 없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렇게 판단하는 건 각자의 판단”이라며 “모든 언론을 뭉뚱그려 전부다 애완견이라거나, 비판을 하는 건 저는 개인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그러나 (이 대표가) 특정 보도 사안을 언급하면서 이와 관련한 보도 양태에 대해 비판한 것이지 다 몰아서 비판한 것인가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언론 현실이 하도 개탄스러워서 하신 말씀이라고 이해하고 있고, 이 대표가 현 언론 현실을 평가한 의견이지, 팩트를 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왜곡과 조작이라는 표현은 특정하는 표현이 아니냐', '왜곡과 조작을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으로 지목해야 하지 않느냐'고 되묻자 옆에 있던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왜곡 조작 많이 하지 않느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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