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행세하며 사기’ 前 경인방송 회장, 1심서 실형

해외 도피 중 조선족 신분으로 위장하고 국내로 들어와 부동산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권영만 전 경인방송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조민혁 판사는 21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뉴스1

재판부는 “편취한 돈을 도박자금 등 개인적 용도로 소비하고 아무런 피해 회복도 없다”며 “검찰 조사 당시 범행을 부인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죄를 덮어씌운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씨가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구심이 들고, 현재까지도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권씨는 2011년 9월 “로비 자금을 주면 경기 용인 신갈지구에 있는 주상복합건물 전기통신 공사를 발주해 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여 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12월에도 “돈을 주면 분양 대행권을 주겠다”며 다른 피해자를 속여 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권씨는 사기 행각으로 뜯어낸 4억원 대부분을 도박으로 탕진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권씨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권씨는 2000년 48억원 규모의 불법 대출을 받았다가 수사를 받게되자 이듬해 2월 호주로 도피했다. 권씨는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브로커에게 조선족 중국인 명의 위조 여권을 구입한 후 2010년 국내로 들어와서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는 2012년 중국으로 출국한 뒤, 2014년 9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여권을 갖고 다시 귀국했다. 권씨는 2000년에 저지른 불법 대출로 처벌받은 후 건설 브로커 등으로 활동하다가 경인방송 회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