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귀찮아서" "바빠서"…무단횡단 사고로 숨지는 노인 '이틀에 한 명꼴'
무단횡단을 하다 목숨까지 잃는 사고가 최근 늘고 있는데,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가장 많습니다. 괜찮을 거라는 생각, 차가 알아서 피해줄 거란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산을 쓴 노인이 무단횡단을 합니다.
앞만 보고 걷다 오토바이 배달기사와 그대로 부딪힙니다.
최근 몇 년간 무단횡단 사고가 자주 일어났던 지점입니다.
양옆으로 50m만 가면 횡단보도가 있지만 그냥 이 차도로 건넌 겁니다.
넓은 도로에선 더 대담합니다.
휴대전화를 보면 느리게 걷는가 하면, 바로 옆에 횡단보도가 있는데도 무단횡단을 합니다.
[고령 보행자 : 사람이라는 게 조금 더 걷기 싫어서 저 가야 하는데 돌아가기가 싫으니까…]
취재진이 있는데도 거침없이 도로로 걸어가기까지 합니다.
[고령 보행자 : 일이 바빠가지고. {좀 위험하잖아요.} 위험하죠.]
운전자 입장에서는 시한폭탄과 마찬가집니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릅니다.
[송강현/5년 차 배달 기사 : 조금만 좀 천천히 가셔도 될 것 같은데 요즘 뭐 날도 덥고 이런데 (일하러) 가시다 보니까 급하셔서 가시는 건 이해하지만…]
무단횡단이 잦은 곳일수록 사고위험도 높습니다.
['장안동' 30년 거주 : (여기서) 이따금 한 번씩 사고가 많이 나요. 급하니까 그냥 (도로를) 내질러 오는 거죠.]
무단횡단으로 사고가 나면 나이가 많을수록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단횡단을 하다 숨진 사람 10명 가운데 6명이 65세 이상 입니다.
2022년 기준 191명이나 됩니다.
이틀에 한 명꼴입니다.
'괜찮겠지'하는 생각이 제일 큰 문젭니다.
차가 알아서 멈추겠지 하는 생각도 위험합니다.
[고령 보행자 : 위험한지 알지만 이제 위험 안 할 때 그때 하는데… 순간적으로 '차가 안 온다. 가자' 이렇게…]
사고가 많이 났던 일부 지역은 중앙분리대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중앙선을 기준으로 75cm의 폭이 확보돼야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곳이 아니면 간격 확보를 하기 위해 차선과 인도를 차례로 조정하는 큰 공사를 해야 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강현구/강북경찰서 교통과장 :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과 틀리게 짧은 거리라 할지라도 일반 건강한 사람에 비해서 그 거리감을 느끼는 게 곱하기 10이라고 보시면 돼요.]
바빠서, 귀찮아서, 무단횡단을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하지만 사고도 한순간입니다.
안전시설 확충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무단횡단은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갖는 게 우선돼야 합니다.
[화면제공 서울 강북경찰서]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영상디자인 조성혜 / 취재지원 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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