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사과가 좋은데 왜 체리만 줘요?”…‘국민 과일’ 놔두고 물가 잡겠다니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4. 6.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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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수입과일 4만t을 추가로 들여오고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 연동보조금을 두 달 연장한다.

다만 농산물 물가 급등을 주도하는 배와 사과 수입에 대해 정부가 여전히 미온적이어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물가 상승의 주범이자 '국민 과일'로 꼽히는 배·사과 수입을 개방하지 않으면 장바구니 물가를 근본적으로 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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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물가안정 총력
“배·사과 수입해야 물가 잡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사과 알들 판매코너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구입하기전 가격표를 확인 하고있다. [이충우 기자]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수입과일 4만t을 추가로 들여오고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 연동보조금을 두 달 연장한다. 다만 농산물 물가 급등을 주도하는 배와 사과 수입에 대해 정부가 여전히 미온적이어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기준 신고배 10개(상품) 소매가격은 6만4004원으로 지난해(2만8550원)보다 두 배 넘게 올랐다. 후지사과 10개(상품 기준) 가격은 3만3831원으로 1년 전(2만5736원)보다 31.5% 상승했다. 지난해 여름철 집중호우와 병해충 등의 영향으로 공급이 크게 줄었는데 당시 치솟은 가격이 아직까지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사과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이달 후부터 초가을 전까지 배와 사과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1%, 21.3%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에 통상 3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0.1% 오르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농림수산품이 4.0% 하락하기는 했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식품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구매을 하고있다. [김호영 기자]
정부는 체감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날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 방안을 점검했다.

먼저 이달 중 할당관세 등을 통해 수입과일 4만t 이상을 추가로 도입한다. 하반기에도 추가 물량을 신속히 공급할 방침이다. 특히 농산물은 배추·무 비축분 1만5000t 등 정부 가용물량 2만8000t을 확보해 여름철 수급 불안에 대응할 계획이다. 김에 대해서는 다음달 중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김 수급 관리 방안과 업계 현안을 논의한다.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를 두 달 연장한 것에 맞춰 버스·택시·화물차·연안화물선 등에 대한 경유·CNG 유가 연동보조금도 두 달 연장한다. 보조금은 경유의 경우 리터당 1700원 초과분의 50%, CNG는 1㎥당 1330원 초과분의 50% 수준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의 주범이자 ‘국민 과일’로 꼽히는 배·사과 수입을 개방하지 않으면 장바구니 물가를 근본적으로 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배·사과 수입을 가능하도록 해야 과일값을 낮출 수 있다”며 “정부가 수입을 개방했을 때 손해를 볼 수 있는 농가 등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그러한 시도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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