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모 고통 덜어주는 '페인버스터'…"이젠 환자 100% 부담"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을 때 보통 무통주사와 '페인버스터'로 불리는 국소 마취제를 함께 쓰는데 정부가 이 둘을 함께 쓰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하면서 임산부들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저희 JTBC 취재 결과, 결국 정부가 환자가 돈을 모두 부담하면 써도 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페인버스터'는 수술 부위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기술로, 제왕절개술에서 쓰이는 비중이 80%가 넘습니다.
[이성윤/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의무이사 : 통증이 너무 심하면 수유도 힘들거든요. (페인버스터로 통증을 줄이면) 수유할 수 있는 장점도 생기고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는 거니까 100명이 제왕절개를 한다 그러면 거의 98~99%가 (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를 확인할수 없다며 무통주사와 페인버스터를 함께 쓰지 말라는 행정예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보고서에는 제왕절개의 경우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더 많았습니다.
JTBC 취재진이 금지 권고 결정을 내린 전문가 회의록을 입수했는데 여기선 제왕절개의 경우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 뒤 산부인과 학계에서 수차례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성윤/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의무이사 : 갑자기 제도가 변경될 것에 대한 예고가 나왔고, 재고를 해달라라는 요청을 정식적으로 (보건복지부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제왕절개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여지를 두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발표 이후 임산부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복지부는 어제 다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습니다.
취재결과, 80%만 환자가 부담했던 기존 정책과 달리 환자가 모두 부담하는 비급여로 결정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5주 차 임산부 : 저는 건강 때문에 선택 제왕수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통증에 막연하게 두려움이 있는데 돈을 더 내더라도 당연히 산모들은 무서우니까 더 맞을 수밖에 없지 않나… 근데 (경제적) 사정상 힘드신 분들은 더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없이 정책이 추진되는 사이, 불안감과 경제적 부담은 임산부들의 몫이 됐습니다.
[화면출처 국회 보건복지위 강선우 의원실]
[영상디자인 곽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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