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 SON은 용서했지만...정식 징계 가능성 커졌다! 징계 수위는?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6. 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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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배’ 손흥민(32, 토트넘)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팀 동료를 용서했다. 하지만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으로 논란이 된 우루과이 대표팀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26, 토트넘)의 정식 징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벤탄쿠르의 정식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소 출전 정지가 동반된 벌금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스포츠바이블
영국매체 ‘더 타임즈’는 21일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손흥민에 대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 차별성 메시지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지난 선례를 봤을 때 3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500만원) 정도의 벌금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가 거론한 선례는 바로 지난 2021년 에딘손 카바니(보카 주니오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인종차별성 발언으로 받은 징계 사례다. 공교롭게도 우루과이 대표팀 출신의 카바니는 자신을 응원하는 팬에게 ‘네그리토(Negrito)’라는 흑인 비하성 인종차별 발언을 남겨 징계를 받았다. 당시 FA는 3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를 부과했는데, 더 타임즈는 FA가 벤탄쿠르에게도 이같은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벤탄쿠르의 우루과이 대표팀 선배이기도 한 카바니는 해당 발언이 ‘자신들의 문화권에서는 친근하게 표현하는 애칭’이라며 인종차별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F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논란의 발단은 벤탄쿠르의 방송 출연으로 시작됐다. 지난 15일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의 진행자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방송 진행자는 “한국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해”라며 손흥민의 유니폼을 요구했고, 이에 벤탄쿠르는 “쏘니(Sonny)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은 모두가 똑같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벤탄쿠르는 농담으로 한 말이었으나, 명백하게 아시아인의 외모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이는 곧바로 논란으로 이어졌다. 아무리 친한 사이에도 같은 팀 선수 간에 일어난 인종차별로 비난이 들끓었다.

벤탄쿠르는 곧바로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의심을 받았다. 해당 게시물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24시간이 지나면 게시물이 사라지는 형태였다. 더욱이 손흥민의 이름 또한 잘못 표기하며 논란이 커졌다. 평소 ‘Sonny’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손흥민이나, 벤탄쿠르는 ‘Sony’라고 표시했다. 손흥민을 가르키는 애칭이 아닌 일본 전자제품 회사의 명칭이었다.

토트넘이 이후에도 공식적인 사과 의지를 밝히지 않으면서 문제는 더 커졌다. 벤탄쿠르도 이 내용에 대해 추가로 언급을 하지 않고 침묵하면서 국내외 팬들의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

나아가 잉글랜드 언론과 한국 언론들도 연일 이 문제를 언급했다. 농담성 발언이고 의도가 없었더라도 명백한 인종차별성 발언인 만큼 공식적인 입장 발표와 징계 등이 뒤따라야한다는 의견 또한 쏟아졌다.

그러자 급기야 해당 사건에 대해 며칠간 침묵했던 손흥민이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팀 동료 벤탄쿠를 감싸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손흥민 공식 SNS
손흥민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롤로(벤탄쿠르의 애칭)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인정했고, 이를 알고 (나에게) 사과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불쾌한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고 전혀 변할 것이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을 극복하고 하나로 뭉쳤다. 프리시즌에 다시 함께 모여 구단을 위해 하나가 되어 싸울 것이다”라며 이어진 ‘인종차별 논란’을 잠재우려 애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계 인권단체 ‘킥 잇 아웃’이 “해당 발언이 동아시아 지역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다”며 당국에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 등을 요청하는 등 문제가 계속 커지는 모양새다.

토트넘 전담으로 현지에서도 잘 알려진 알레스데어 골드 풋볼 런던 기자도 벤탄쿠르의 인종 차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19일 골드 기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출연해 “벤탄쿠르의 발언은 정말 멍청했다. 물론 해당 발언에 대해 벤탄쿠르가 악의적이거나 비하의 의도는 갖고 있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또한 벤탄쿠르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을 뿐”이라며 사실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어 골드 기자는 “벤탄쿠르의 그 발언은 분명히 인종차별적인 형태를 갖고 있다. 어떤 국적이나 인종에 대해 말할 때 모든 외형을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은 틀림없는 인종차별”이라고 꼬집었다.

손흥민-로드리고 벤탄쿠르. 사진=ⓒAFPBBNews = News1
해당 발언에 대해 여전히 분노하고 있는 한국팬들은 물론 영국 현지에서도 벤탄쿠르의 발언 자체가 인종차별적인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FA가 카바니의 사례 이전에도 이 같은 발언에 강력하게 대처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벤탄쿠르의 징계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토트넘이 과거 인종차별 행위를 한 팬들에게 경기장 출입금지 등의 강한 징계를 내린 사실도 계속 부각 되는 모양새다.

앞서 2020년 맨체스터시티의 포르투갈 출신의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 역시 아프리카계 선수로 팀 동료인 뱅자멩 멘디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실바는 멘디의 어린 시절 사진을 게시하며 ‘누군지 맞춰 보라’는 문구를 적으면서 스페인 초콜릿 브랜드 마스코트를 덧붙였다. 흑인의 피부색을 초콜릿에 비유한 것은 물론 특정 외모를 지정해 희화하 한 것에 대해 인종차별성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실바를 비롯해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등이 나서 ‘의도가 없었다’며 두둔했다. 당사자인 멘디도 FA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장난이었다’고 실바를 감쌌다. 하지만 FA는 1경기 출장 정지와 함께 5만 파운드의 벌금을 매겼다.

출장정지는 결과적으로 벤탄쿠르에게 가장 큰 징계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에 시달렸던 벤탄쿠르는 손흥민과 비교하면 주전 입지가 탄탄하지 않다. 징계 등 결장으로 빠질 경우 복귀 후에도 자신의 입지를 장담할 수 없다. 또한 공식 징계이기에 해당 기간 주급도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벤탄쿠르의 연봉에 비해선 적은 금액이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선 매우 큰 수준의 벌금을 내는 것도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공식 징계가 확정되면 전세계적으로 해당 내용이 보도되면서 이미지 하락이 추가로 따를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의도가 없었고, 당사자가 용서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전세계적으로 매우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는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대가를 벤탄쿠르 그 자신이 톡톡히 치를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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