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대부터 1억원까지 준비했어”…진격의 中전기차 ‘알테쉬’ 못지않네
中 BYD·지커 등 5~6개업체
韓 전기차시장 진출 노려
“우리가 알고 있던 中 아니다”
4월 모터쇼서 기술력 입증
소비자도 中반감 줄어들어
유통 판 흔든 C커머스처럼
얕봤다간 시장 내줄 수도
한 자동차 업체 고위 임원은 “주말에도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중국 BYD 본사 연구개발(R&D) 센터의 모습은 두려운 마음까지 들게 했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 간 중국의 자동차 수준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중국 전기차가 연이어 한국을 상륙할 경우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알리·테무·쉬인’(알테쉬) 열풍의 판박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e커머스가 국내 유통업계 질서를 교란한 것처럼 ‘자동차판 알테쉬’가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한 국내 자동차 시장을 흔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가격대비 성능(가성비)으로 한국에서 주목받았던 샤오미 열풍과 달리 ‘중국 자동차 굴기’는 국내 산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BYD가 처음으로 한국에 승용차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데 이어, ‘중국의 제네시스’라 불리는 지리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의 한국 진출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BYD 전기차인 준중형 해치백 ‘돌핀’과 중형 세단 ‘씰’이 국내 인증 과정에 착수하는 등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커는 중국 완성차 브랜드 중에도 가장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사례로 꼽힌다. 지커는 지난해 스웨덴과 네덜란드에서 차량 두 종의 인도를 시작했으며 올해는 독일을 포함해 유럽 6개국에 진출할 방침이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라오스, 미얀마 등에 이미 진출했다. 지커는 지난해 전기차로만 총 11만868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판매량 65% 증가세를 기록했다. 올해 판매량 목표치는 25만대다.
전문가들은 중국차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산 제품이라는 심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저항감이 완화되면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면 실용성을 소비 최우선에 둔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올해 2월 국내 리서치 업체 나이스 디앤알이 자동차 소비자 4570명을 대상으로 “BYD 전기차가 국내에서 판매된다면 구입 의향이 있는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20%는 차량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에 한국 진출의 문을 두드리는 지커는 일명 ‘중국의 제네시스’로 불리는 고급 브랜드다. 지커는 지리자동차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를 공유하지만 주력 모델 ‘지커 001’ 기준으로 중국 내 판매가격이 27만위안(약 5110만원) 정도로 고급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평균 판매가격은 약 4000만원대다.
유럽 판매가 기준으로는 가장 저렴한 ‘지커 X’ 가격이 5만유로(약 7400만원), 주력 모델인 ‘지커 001’은 6만유로(약 8880만원)다.
성능 역시 기존 중국 가성비 전기차와 차별점이 뚜렷하다. 지커 001은 100㎾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유럽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 620㎞를 기록한다.
유럽 판매 모델인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7.4㎾h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유럽 WLTP 기준 1회 충전 시 약 455km를 달린다. 현대차 아이오닉5의 유럽 판매 모델 롱레인지 버전의 항속거리가 WLTP 기준 507㎞다.
주행성능으로는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커001는 3.8초다. 고성능 전기차를 지향하는 현대차 아이오닉5N 제로백 3.5초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재 지커는 다목적차량(MPV) 모델인 ‘지커 009’, SUV인 ‘지커 X’ 등 총 4종을 갖추고 있다. 지커는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과 태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지커는 지난달 1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를 통해 기업공개(IPO)를 마친 상태다. 2021년 브랜드 런칭 이후 37개월만으로 중국 전기차 기업 중 가장 빨리 미국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기업이 됐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유럽에서 6~7년 만에 시장 점유율 10%를 넘길 정도로 기술력을 검증받았다”면서 “유럽이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인상 카드를 들고나올 정도로 위기감이 커졌는데, 우리나라도 중국 자동차에 잠식 당해 산업 경쟁력이 하락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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