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란 중 야전병원과 유해 안치소 역할을 한 부산의 두 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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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은 일거에 대한민국 전체를 혼돈에 빠뜨렸다.
전쟁 발발 한 달여 만에 낙동강까지 밀린 국군과 유엔군은 마지막 저지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항전을 벌인다.
통도사가 6.25 전란 당시 31 육군병원의 야전병원으로 사용된 사실을 보여주는 낙서였지만, 한동한 기억에서 잊혔다가 2019년 용화전 미륵불상의 복장 유물 조사 과정에서 낙서의 비밀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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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치료할 병원도, 유해 안치 시설도 마땅치 않았다.
그때 임시수도 부산 인근의 전통 고찰, 통도사와 범어사가 산문을 활짝 열었다. 통도사는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는 야전병원, 범어사는 전몰 국군 장병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전몰장병 유해안치소’ 역할을 했다.
국난을 외면하지 않고 산문을 열어 호국에 나섰던 두 산사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최근에서야 인정을 받게 되면서 사찰 중 처음으로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이때문에 통도사의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대광명전’에는 어울리지 않는 낙서와 그림들이 남아있다. 통도사가 6.25 전란 당시 31 육군병원의 야전병원으로 사용된 사실을 보여주는 낙서였지만, 한동한 기억에서 잊혔다가 2019년 용화전 미륵불상의 복장 유물 조사 과정에서 낙서의 비밀이 드러났다.
‘안치소’가 마련됐던 범어사에서는 승려들이 밀려드는 시신을 직접 화장하고 안장하는 일을 도맡았다. 그리고 1956년 국군 묘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임시 국가현충원’의 역할을 수행했다.
KBS는 6·25가 발발한지 74주년을 맞아 두 사찰의 잊혀졌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산사의 전우들’을 25일 오전 10시 50분에 방송한다. 이번 방송에서는 1953년 범어사에서 열린 위령제를 찾은 미군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AI로 복원해 최초로 공개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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