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면 끝난다···중반부 접어든 프로야구, 관건은 부상 관리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중반부로 접어들었다. 전력 이탈이 순위 경쟁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점이다. 각 팀은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호영(30·롯데)은 이번 시즌 LG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되자마자 연속 경기 안타를 뽑아내고 있는 복덩이 타자다. 지칠 줄 모르는 안타 행진은 팀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20일 “손호영은 지금 제일 좋은 페이스로 경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햄스트링 쪽이 100%는 아니라 염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유독 부상이 잦은 손호영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이번 시즌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달에도 재활을 위해 한 달 간 경기를 쉬었다. 김 감독은 “지금 부상이 온다면 (재활이) 길어질 것 같아서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6월 20경기 동안 타율 0.343, 23안타 16타점을 기록 중인 손호영은 롯데의 하위권 탈출에 꼭 필요한 인재다.
두산 간판 포수 양의지(37)는 이번 시즌 결장이 잦아졌다. 시즌 초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데 이어 지난달엔 무릎 통증으로 휴식기를 가졌다. 최근에는 감기 몸살로 세 경기 연속 결장했다. 다행히 대체 선발로 포수 마스크를 쓴 김기연(27)이 포구와 타격 면에서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SSG와 한화는 이번 시즌 외인 투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로에니스 엘리아스(36·SSG)가 지난달 내복사근 손상으로 회복까지 6주 진단을 받자 구단은 올해 신설된 KBO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제도를 활용해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시라카와 케이쇼(23)를 영입했다. 시라카와는 처음 서 보는 프로 무대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난 13일 KIA전에서는 5이닝 동안 평균자책 1.80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한화 역시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리카르도 산체스(27)를 대신해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던 라이언 와이스(28)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산체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대체 선수 기용이 한화의 돌파구가 되어줄 수도 있다.
부상 복귀 선수의 리그 적응도 쉽지 않다. KT 에이스 투수인 고영표(33)는 팔꿈치 부상을 딛고 지난 19일 롯데와 복귀전을 치렀다.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로 선발진 구성에 난항을 겪었던 KT의 희소식이었다. 그러나 고영표는 1회 5실점 하는 등 5이닝 동안 9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고전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상대 타선의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공백기가 길었던 고영표는 이번 시즌 롯데를 처음 상대했다. 이 감독은 “잘 던졌던 팀들의 투구가 안 먹히기 시작하는 건 상대 선수층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귀 선수들은 역대급 더위에 맞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상대 전력 분석에도 박차를 가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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