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턱밑까지 치고 올라와···"하락 요인 당분간 없어"

김혜란 기자 2024. 6. 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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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물가 안정을 되찾으려면 1~2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발언과 영국중앙은행(BOE)의 매파적 금리 동결에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3원이나 치솟은 1392원에 개장했다.

시장에서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를 줄이기 위한 것인데 이 때문에 이날 환율은 더 오르지 않고 1388.3원 선에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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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자극에 고민 커진 한은
당국 '외환스와프 증액' 대응했지만
7월 초까지 1370~1380원대 전망
금리 인하땐 부동산 자극 우려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경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물가 안정을 되찾으려면 1~2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발언과 영국중앙은행(BOE)의 매파적 금리 동결에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3원이나 치솟은 1392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390원대로 오른 것은 4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이 가까워지자 이날 오전 9시 20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전격적으로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한도를 기존 3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증액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를 줄이기 위한 것인데 이 때문에 이날 환율은 더 오르지 않고 1388.3원 선에서 마감했다. 1390원대를 지켜낸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환율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 인덱스는 올 초 102 수준에서 최근 105대까지 올라왔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앞으로 남은 이벤트에서 미국 환율이 당장 떨어질 요인들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7월 초까지 1370원대 중반~138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한은의 통화정책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원유와 곡물가 등 원자재에 대한 가격 부담이 높아져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한은이 지난달까지 11회 연속 금리를 묶은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환율을 거론해온 만큼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6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7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0.10%) 대비 0.15% 상승하며 1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가계 대출이 많은 상태이고 부동산 가격도 급등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기대대로 섣불리 금리 인하를 단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2개월 만에 159엔대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이 당분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히기 힘들다고 판단해 엔화 매도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중앙은행(BOJ)이 국채 매입 규모 축소 시점을 다음 달로 미룬 것 역시 엔저의 배경으로 꼽힌다. 계속 저평가를 받는 엔화는 5월 실질실효환율지수가 68.65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실효환율은 교역 비중과 물가를 반영한 환율을 뜻한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160엔 부근까지 엔화가 밀리는 데 대한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여부도 주목된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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