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싸움, 자해적 결과” “한동훈, 심판당할 것”… 與 전대 놓고 잠룡들 훈수 [뉴스+]
국민의힘 새 당 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를 놓고 무대 밖 차기 대권주자들의 훈수가 이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페이스북에서 당권 경쟁에 ‘품격’을 주문했다.
오 시장은 “당 대표 경선이 계파 구도로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당에 친윤(친윤석열)∙반윤(반윤석열)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계파 싸움이 되면) 과거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싸움처럼 자해적 결과만 남는다”고 밝혔다.
이어 “말뿐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무너진 국민 신뢰를 되찾을지 그 방안을 두고 약자와의 동행 등 ‘비전’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준비된 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평생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고 비전 중심의 정치를 해온 저 오세훈의 신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품격도 중요하다.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하는 만큼 싸울 줄 아는 장수가 필요하지만, 싸워 이겨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하나하나의 전투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쟁에서 승리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직격하고 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내가 (한 전 위원장을) ‘애’라고 말하는 것은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고 정치적 미성숙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나이가 더 어려도 (이 의원에게는)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난장판 국회를 만들어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 넣어 놓고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총선 참패 주범들이 두달도 안 돼서 또 무리를 지어 나서는 것은, 정치적 미숙아를 넘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못지 않은 상식을 벗어난 뻔뻔함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은) 혹독한 심판을 당하고 퇴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은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가나다순) 등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나 의원은 23일 오후 1시, 한 전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2시, 원 전 장관은 오후 3시 일제히 출마 선언을 한다. 윤 의원은 지난 20일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대권주자로 꼽히는 인물은 ‘원외’(국회 밖) 인사인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으로, 전당대회 결과는 이들의 정치적 입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전 위원장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윤(친윤석열)계, 즉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과제로 꼽힌다. 당원 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로 치러지는 당권 선거에선 당협위원장의 조직력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대통령과 당 대표가 충돌하며 보수가 갈라지는 것에 대한 지지층의 우려도 크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 19일 저녁 윤 대통령과의 격려 통화 사실을 공개했으나, 대통령실은 “모든 후보에게 똑같이 격려하고 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유독 ‘친윤인지, 반윤인지’ 이분법적 질문에 직면한 한 전 위원장이 어떻게 정체성을 내보이는지에 따라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도 갈릴 전망이다.
지난 총선 때 인천 계양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패한 원 전 장관이 당 대표 출마를 굳힌 데는 친윤계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무성하다. 반윤(반윤석열) 또는 비윤(비윤석열) 후보 일색의 현재 구도에 친윤 후보를 투입해 한 전 위원장을 꺾으려는 친윤계의 전략적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7∙23 전당대회 결과는 무대에 오른 원 전 장관, 한 전 위원장에게는 직접적 영향을, 사실상 친윤계 지원에 나선 링 밖의 홍준표 시장과 친윤계와 거리를 두고 있는 오세훈 시장에게는 당내 최대 계파의 부침에 따른 간접적 영향을 주며 차기 대선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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