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A급의 능수능란 B급…아타라시이 각코!, 웃기다고 우스운 건 아니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능수능란한 B급 콘셉트를 소화하기 위해선 완벽한 A급 실력을 갖춰야 한다.
지난 19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걸그룹 '아타라시이 각코노 리더즈'(新しい学校のリーダーズ·ATARASHII GAKKO)의 첫 내한공연이 증명한 사실이다.
스즈카(SUZUKA), 카논(KANON), 린(RIN), 미쥬(MIZYU) 등 4인 구성인 아타라시이 각코!는 새로운 형태의 아이돌 그룹으로 평가 받는다. 엔카를 비롯한 J팝,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등의 요소를 기반 삼아 다양한 장르를 들려주는 이 팀은 2015년 결성됐다.
아타라시이 각코!야말로 성장형 아이돌이다. 여러 지역의 저마다 사연이 있는 멤버들이 뭉쳤다. 2020년대 들어 '파인애플 크립토나이트' 리믹스 등이 온라인에서 히트하고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 이들의 코믹한 퍼포먼스가 입소문이 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4월엔 국내에서도 팬덤을 보유 중인 인기 혼성듀오 '요아소비(YOASOBI)',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와 나란히 '2024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출연하기도 했다.
세일러 스타일의 교복에 완장 등을 찬 의상은 무대마다 크게 변동이 없다. 들려주는 장르가 다양한데 이런 부분이 오히려 아타라시이 각코!의 인장이 됐다.
이 팀의 무대는 균형감각이 일품이다. 자유분방함은 코믹함의 요소가 짙어 B급 같은 면모를 풍기는데,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과도함이 없다. 오히려 이런 부분이 열정으로 승화되며, 다 같이 노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웃긴다고 우스운 건 아니다. 짙은 블루스 풍의 내로라하는 스즈카의 성숙한 보컬이 팀 가창 중심을 잡고, 안무는 K팝 걸그룹 같은 칼군무는 아니지만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그루브로 리듬감을 만든다. 이 유쾌함과 신선함이 이들의 인기 비결이다. 무엇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구석이 없다.
국내에서도 익숙한 학교 종소리 이후 '토란세(Toryanse)'를 신호탄으로 본격 시작된 이번 내한공연에서 이 같은 특징이 모두 도드라졌다.
'오마카세' '걸 걸' '파인애플 크립토나이트' 리믹스로 이어진 무대는 위트가 내내 넘쳤는데, 라이브 실력이 뒷받침돼 가능한 것이었다. 쉴 새 없이 노래하고 춤 추고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면서도 음정 하나, 동작 하나 무너지지 않았다.
빗자루 모양의 막대를 마이크 혹은 전기 기타처럼 사용하는 모습은 그렇게 놀았던 관객들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스즈카의 광기 어린 예술적 기운이 중심이 된 '도른자들의 제대로 된 공연'이었다.
화룡점정은 '오토나 블루(Otona Blue)'. 엔카 풍의 분위기가 절묘하게 스며들어 아련함을 동시에 풍기는 이 곡은 B급 미학의 절정이었다. 미러볼이 빙글빙글 춤을 추는 가운데 떼창이 터져나왔다. '플라이 하이(Fly High)' 부를 때는 관객들도 방방 뛰었다.
일본의 전대물(특수 촬영물(특촬물)로 다수가 팀을 이뤄 지구를 구하는 내용을 다루는 장르)을 연상시키는 콘셉트의 곡인 '도쿄콜링(Tokyo Calling)'은 웅장했다. "위 아 마칭(we are marching)"이라고 합창하는 대목에선, 점차 진전하는 듯 벅찼다. 본 공연의 마지막 곡인 '나이 나이 나이(NAI NAI NAI)'를 부른 뒤 퇴장하는 장면에서도, 스즈카가 무대 위에 끝까지 남으려고 하는 등 잘 짜인 콩트를 연출했다.
이후 앙코르에선 '프리 유어 마인드(Free Your Mind)', '마요에바 도오토시(迷えば尊し)',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 등을 들려줬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J팝 팀이지만, 마니아적인 성향이 짙은 만큼 아직 국내에선 크게 팬덤 형성이 되지는 않았다. 공연장이 꽉 차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아시아 외 해외 관객이 눈에 띌 만큼 많았고 점차 입소문이 나고 있는 상황이기에, 한국에서도 머지 않아 '대세'로 통할 것이라는 확신을 준 첫 내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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