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에피스클리 美 허가 임박…매출 1조원 예상

김진수 2024. 6. 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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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7번째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눈앞에 뒀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7번째 FDA 품목허가 주인공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가 될 전망이다.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에피스클리는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오리지날 제품까지 넘어섰다.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점유율을 보여준다면 연매출 1조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에피스클리의 미국 FDA 품목허가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피스클리는 미국 알렉시온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다. 희귀 질환인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과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에 대한 적응증을 갖췄다. 지난해 7월 유럽에서 판매를 개시한 이 약은 올해 4월부터 국내에서도 선보였다.

이번에 에피스클리가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에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 수는 7개로 늘어난다.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렌플렉시스(SB2, 레미케이드 시밀러), 에티코보(SB4,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SB5,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SB3,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SB11,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SB15,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FDA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승인 및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 라인업.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홈페이지)
알렉시온이 개발한 솔리리스는 성인 기준 연간 치료 비용이 4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바이오의약품이다. 이에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통한 비용 절감 및 환자 접근성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개발 난이도가 높고, 희귀질환 치료제인 만큼 임상 환자 모집도 어려워 전세계적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만이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에 도전했다.

암젠의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베켐브’는 지난해 4월 유럽에서 허가 받았으며, 올해 5월에는 미국에서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그러나 암젠은 알렉시온과 협약을 통해 2025년 3월 이후에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는 암젠이 알렉시온의 솔리리스 물질 특허 외 다른 특허에 대한 권리 및 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알렉시온 입장에서는 일부 특허에 대한 사용 및 허가권을 주는 대신 바이오시밀러 출시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춰 독점적 지위를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한 계약인 셈이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별도의 협의 없이 에피스클리 품목허가 및 제품 출시를 추진하면서 정면돌파 하는 중이다. 이에 알렉시온은 올해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월에는 에피스클리의 미국 출시를 막아 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접수했는데, 법원은 지난달 말 해당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아직까지 본안 소송은 계속 진행 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다양한 대응 전략을 고심 중에 있다.

내년 암젠과 경쟁 불가피…경쟁력은?

특허 회피 전략에 따라 에피스클리와 베켐브의 미국 출시 시점이 조금 차이 날 수 있지만, 내년안으로는 두 제품 모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에피스클리는 ‘솔리톨’이라는 성분이 없어 베켐브 대비 투여할 수 있는 환자 범위가 넓다는 점이 장점이다. 솔리톨은 의약품 안정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과당이나 설탕 등 과당 전구물질을 소화할 수 없는 과당 불내증 환자에겐 거부 반응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투여가 금지돼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현재 에피스클리는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면서 오리지널 솔리리스까지 넘어선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프랑스 공립병원 조달 90%를 차지하는 ‘유니하’(UniHA) 입찰을 따냈다. 이탈리아에서도 진행된 입찰의 90%를 확보했다. 네덜란드에서도 국가 입찰에 성공하는 등 진출 국가마다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솔리리스 매출은 2조원 가량이다. 에피스클리가 유럽과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가정을 했을 때 미국에서만 1조원 가량의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

에피스클리가 유럽에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에피스클리는 오리지널 제품 대비 약값이 20% 가량 저렴해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 국내에서는 에피스클리 약가가 바이알(병)당 251만4858원으로 솔리리스 의약품 약가(513만2364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올해 4월부터는 솔리리스 약가가 360만원으로 적용되면서 차이가 줄었지만 에피스클리는 여전히 솔리리스 대비 30% 이상 저렴하다. 이에 건강보험 재정 절감 및 건전성 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격 정책은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 뿐 아니라 국가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기여하기 위함”이라며 “최근 미국에서도 도매 가격(Low-WAC)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에피스클리에게는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kim8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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