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정종범 메모' 이종섭이 지시했다"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 증인선서를 거부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21일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증거로 꼽히는 '정종범 메모'와 관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유 관리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이 누구의 지시를 메모한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군사법원법상의 개정 취지를 설명드렸고 그 과정에서 장관이 같이 설명했다"며 "장관님의 말씀을 적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채 상병 사건의 이첩 보류를 지시하고, 현안 토의를 열어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은 회의에서 나오는 지시 사항을 자필로 메모했다.

메모에는 '누구누구 수사 언동 안 됨', '법적 검토 결과 사람에 대해서 조치 혐의 안됨(없는 권한 행사) 우리가 송치하는 모습이 보임' 등 10개 지시 사항이 담겼다.

이런 정황을 두고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의 요구에 따라 혐의자를 특정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 전 부사령관은 이 전 장관의 말을 적은 것이라고 진술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유 관리관의 의견을 혼동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유 관리관이 이날 청문회에 참석해 이 전 장관의 지시가 맞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열 가지를 다 지시한 것은 아니고 중간중간 대화 과정에서 강조했던 말을 전부 망라해 메모한 것"이라며 "열 가지 중 약 네 가지만 직접 제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