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난 김주형, 이대로 올림픽 가자
버디만 8개 잡고 단독선두
8개월만에 우승 잡을 기회
국대 결정 후 날카로워진 샷
생일 하루 앞두고 맹타 날려
임성재 3언더, 김시우 1언더
파리올림픽 한국 남자골프에서 태극마크를 거머쥔 김주형이 올 시즌 부진을 털어내는 반전 샷을 날렸다. 버디만 8개 잡는 무결점 플레이였다. 김주형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4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4승 고지를 밟을 기회를 잡았다.
김주형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이랜즈(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마지막 시그니처 대회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 첫날에 8언더파 62타를 적어내며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윌 잴러토리스, 악샤이 바티야, 리키 파울러, 커트 기타야마(이상 미국)에 2타 앞선 단독 선두에 오른 김주형은 작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이후 8개월 만에 PGA 투어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멋진 하루였다. 좋은 퍼팅으로 마무리를 지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로 김주형은 제대로 슬럼프에서 탈출한 모습이다.
앞서 올 시즌 18개 대회에 나와 컷 탈락 두 번과 기권 한 번을 했던 김주형은 6월 열린 RBC 캐나다 오픈에서 시즌 첫 톱10을 기록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는 듯 했지만 US오픈 공동 26위에 오르며 주춤했다. 그사이 올해 11위로 출발했던 세계랭킹도 26위까지 떨어졌다.
랭킹이 하락하며 한때 안병훈에게 한국 1위 자리를 내줬고, 임성재의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 17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1위를 지켜내며 파리올림픽 태극마크를 품에 안았다. 김주형은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로 '국가대표 선발'을 꼽았다. 지난해 9월 DP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에 출전해 이미 올림픽 코스도 경험하고 왔을 정도로 간절했다.
파리올림픽 태극마크를 차지한 후 이번 대회 경기 내용은 흠잡을 곳이 없다. 평균 297.90야드의 티샷을 날리며 페어웨이 적중률 78.57%를 기록했다. 이어 물오른 아이언샷 감각을 앞세워 그린적중률을 88.89%로 끌어올렸고 그린 적중 시 평균 1.5개 퍼트로 버디 사냥을 펼쳤다. 특히 두 차례 그린을 놓쳤지만 모두 파를 잡아내고 그린 옆 벙커에 한 차례 빠졌지만 여기서도 타수를 잃지 않을 정도로 숏게임 감각도 날카로웠다.
퍼트가 살아난 것도 주효했다. 올 시즌 김주형의 '퍼트 이득타수'는 -0.040으로 105위에 머물렀고,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도 1.752개였다. 하지만 이날은 5~6m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퍼트 이득타수가 3.351개나 됐다. 김주형은 "8번홀의 버디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려운 파 3홀인데, 바람을 잘 읽었고 목표 지점을 잘 골랐던 것 같다. 그래서 4m 정도의 오르막 퍼트가 남을 수 있도록 최고의 샷을 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주형은 "평소와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한 뒤 "분명 스코어링 면에서는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남은 3일 동안 스코어가 좋든 나쁘든 오늘 같은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현지 시간으로 자신의 생일(6월 21일)을 하루 앞두고 맹타를 날리며 더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생일이 같은 김주형은 "이번 주에 피자를 아주 많이 먹었다. 원래 시합 기간에는 피자를 먹지 않는데, 이번 주는 생일이라 조금 특별하게 보냈다. 약간의 전통 같은 것"이라고 말한 뒤 "알다시피 나와 스코티 셰플러의 생일이 같아서 조금 일찍 서로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올 시즌 5승을 쓸어 담으며 질주하고 있는 셰플러도 5타를 줄이며 공동 6위에 올라 앞서 열린 US오픈 공동 41위에 그친 아쉬움을 날릴 발판을 마련했다.
특급 대회인 만큼 치열한 우승이 예상된다. 세계랭킹 3위 잰더 쇼플리(미국)도 공동 6위에서 역전을 노리고 파리올림픽 금메달 경쟁을 펼칠 윈덤 클라크와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도 4언더파 66타로 공동 13위에 포진했다.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아쉽게 놓친 임성재는 3언더파 67타로 공동 18위에 올랐고 김시우는 1타를 줄이며 공동 33위로 출발했다. 파리올림픽에 김주형과 함께 출전할 안병훈은 첫날 7개 홀을 돈 뒤 질병을 사유로 기권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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