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글로벌 리더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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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하는 관세청, 도약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이 역시 다양한 견해가 있겠지만, 필자는 단연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국제사회는 유일하게 개도국에서 선진국이 된 우리에게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특별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필자가 관세청장에 취임한 후 새 비전을 선포한 이유다.
우리 청의 노력이 글로벌 중추국가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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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하는 관세청, 도약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필자가 지난해 관세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새롭게 정립한 관세청의 비전이다. 비전 선포 당시 관세청 내부에서는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표현을 꽤 생소하게 받아들였다. 어떤 이는 이를 선진국과 혼동하기도 했다. 물론 선진국이 글로벌 중추국가의 역할을 맡게 될 개연성은 높지만, 선진국이라고 해서 모두가 글로벌 중추국가는 아니며 이들은 엄연히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통상 선진국은 높은 소득수준·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고도의 기술력과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으면서 정치·사회적 안정성과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를 의미한다. 반면에 글로벌 중추국가는 현대 지정학의 창시자 중 한 명인 해퍼드 존 매킨더(H J Mackinder)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중추국가(Pivotal State)'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영역에 걸쳐 국제표준을 선도해 갈 수 있는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갖춘 국가를 의미한다.
대한민국은 어떤가. 선진국의 기준은 다분히 주관적이고 모호한 경향이 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여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정의하는 선진 경제국, 유엔개발계획(UNDP) 인간개발지수(HDI) 등의 대표적인 지표로 파악해 볼 수 있으며 위 기준에서 우리나라는 모두 선진국으로 분류되어 있다. 2021년 우리나라는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의 국가 분류에서도 공식적으로 선진국이 되었는데, 이는 1964년 UNCTAD 설립 이래 개발도상국을 벗어나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한 최초의 사례다.
그렇다면 우리를 '글로벌 중추국가'라고 할 수 있는가. 이 역시 다양한 견해가 있겠지만, 필자는 단연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K팝, K드라마, K푸드, K뷰티, K방산 등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는 전 세계에 영향력을 펼치고 있으며, 관세행정 분야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국제사회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 관세청은 세계관세기구(WCO)에 세계 4위 수준의 세관협력기금을 출연하며 개도국의 능력 배양을 지원하고 있고, 선진화된 전자통관시스템(UNI-PASS)도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전자원산지증명서(e-C/O)와 국제우편 신고서의 국제표준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국제협력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7개국 관세당국과 공동으로 '서울선언문'을 채택하여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국제무역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에는 우리나라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20주년을 맞아 'FTA 2.0 세미나'를 열어 그간의 FTA 외연 확장에 더해 내실에도 집중하자는 내용의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또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앞서 '고위급 무역 원활화 세미나'를 개최하여 아프리카 10개국 관세행정 최고책임자들과 아프리카 역내 무역 원활화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국제사회는 유일하게 개도국에서 선진국이 된 우리에게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특별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필자가 관세청장에 취임한 후 새 비전을 선포한 이유다. 우리 청의 노력이 글로벌 중추국가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고광효 관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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