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맞는 공? 타격? 일단 땅볼 아웃부터···오심 잡아낸 롯데의 예리한 수비

이두리 기자 2024. 6. 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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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 롯데 자이언츠 제공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롯데가 높은 수비 집중력으로 요기 베라의 명언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KT의 경기에서 묘한 장면이 나왔다. KT가 2-1로 앞선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김진욱의 시속 143㎞ 직구가 KT 강백호의 몸쪽으로 날아왔다. 공은 강백호의 손목 부근을 맞히고 떨어져 투수 쪽으로 굴러왔다.

이호성 주심은 몸에 맞는 공을 판정했다. 볼 데드가 되어 강백호가 1루로 진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김진욱이 더그아웃 코치진의 지시를 받고 공을 1루로 송구했다. 타격일 수 있으니 땅볼 아웃 플레이를 만들어 놓으라는 지시였다. 강백호는 손목에 공을 맞았다고 심판에게 이야기하며 1루 쪽으로 걸어왔다.

KT 강백호. KT위즈 제공



김태형 롯데 감독은 몸에 맞는 공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3분 동안의 긴 비디오 판독 결과 원심이 번복됐다. 공이 강백호의 손목이 아닌 배트 손잡이 아랫부분을 맞추고 떨어졌다는 판정이었다. 몸에 맞는 공이 아닌 강백호의 땅볼 타격이었다.

이호성 주심은 “판독 결과 몸에 맞는 볼이 아니라 배트에 맞는 볼로 판단됐다”며 “공이 배트에 맞은 이후에 타구가 페어 지역에 떨어지고 수비수가 1루에 송구해 아웃시켰기 때문에 아웃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기민한 대처로 상대의 진루를 막을 수 있었다. 코치진의 높은 수비 집중력이 완성한 플레이였다.

20일 수원 KT전에서 항의하는 김태형 롯데 감독.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이 경기에서 이미 1회에서 KT 포수 장성우의 포구 장면을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 판독 요청을 했다. 3회 강백호의 타격 장면 판독을 요청하면서 비디오 판독 기회 2번을 모두 소진했다. 8회말 롯데 김동혁이 KT 유격수 김상수의 수비를 방해했다는 판정이 나오고 송구 방해로 롯데 서동욱까지 아웃되자 김 감독은 판정에 항의하며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결국 김 감독은 퇴장당했다. 롯데에는 예리하게 오심을 잡아내고도 개운치 않은 경기였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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