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尹 2년간 투박한 국정" 김웅 "한동훈? 특검 답 못하면 사라져"
당 대표 선거 4파전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23일 출마선언...세계일보 "70일째 친윤-친한 권력 다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등이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가장 먼저 출마선언 입장을 발표한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2년 간 투박한 국정운영으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국민의힘 중앙당을 폭파시킬 정도의 혁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출마선언이 정해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두고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채상병 특검법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희룡 전 장관이 출마에 뛰어들면서 다시 친윤과 친한의 대리전이 치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세계일보는 국민의힘이 총선 끝난지 70일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친윤-친한 권력다툼에만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21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연 출정식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윤 의원은 “당 중앙을 폭파시키겠다는 절절한 심정으로 우리는 분노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매주 세미나를 열어 총선 참패 원인을 찾고 치열하게 반성문을 써왔으나 국민의힘은 어땠느냐며 “제대로 된 반성도, 변화와 혁신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총선 참패 후 70일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지난 2년간 윤석열 대통령의 투박한 국정운영으로 국민적 기대에 못미쳤음을 고백한다”고 비판하면서 “당이 선제적으로 먼저,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약으로 △이기는 정당으로 △민심이 당심되고, 당심이 윤심되는 정당(정당 민주주의 강화)으로 △정치 복원(협치)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나경원 의원도 오는 23일 오후 1시에 출마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며 “그런 것들이 우리 당을 힘들게 했고, 패배 원인이었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21일 국회 소통관 기자실에 들러 출마 인사를 했다. 그는 명함 뒷면에 “우리 모두 동지다. 내부에서 싸우다가, 망할까봐 결심했다. 이러다가 다 죽는다.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우리가 다 뭉쳐도 버겁고, 무도한 상대가 있다”고 썼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선거캠프에 합류했다고 밝힌 정광재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20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당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나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대표 선거를 돕기로 했다”며 “국민의힘은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하며 이기는 정당, 미래로 가는 정당. 자유 민주주의를 기반으로한 우리 정당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지속적으로 해온 유승민 전 의원과 김재섭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21일 “무의미한 도전이라고 결론 내렸다”며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절박함이 시작될 때 저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썼다. 김재섭 의원도 “제 무대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시대의 전야이길 바랐지만, 현실은 여전히 시대의 마지막 밤처럼 느껴집진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세계일보는 21일자 사설 <대표 경선 앞두고 비전 제시 없이 권력 다툼만 요란한 與>에서 “경선판은 커지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총선 이후 두 달 넘게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가 내전에 가까운 이전투구를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최근 이철규 의원 등 친윤에서 김경율 전 비대위원을 비난하는 등의 행보를 두고 “'누워서 침 뱉기', '이율배반'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전 비대위원장을 삼고초려할 땐 언제고, 윤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가자 비토한 점도 들었다. 세계일보는 이들을 두고 “원칙이나 명분, 신의 없이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행태'를 보이는 게 요즘 친윤”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나라 안팎에 난제가 쌓이고 있는데도, 집권당의 책임감, 정치력,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총선 참패 후 70일이 넘도록 변변한 쇄신 방안 하나 내놓은 게 없다. 오로지 당권 다툼에만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이런 국민의힘은 국민 눈에 너무도 한심하게 보인다”고 썼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날선 문제제기도 나왔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채 상병 특검 문제와 김건희 여사 특검과 수사 문제와 관련해 “참 어려운 주제인데. 이 고비를 못 넘기고 이 주제에 대해서 답을 못 주면. 한 위원장은 결국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을 지킨다고 생각하면 이러한 문제들에 국민이 바라는 정해져있는 정답을 제시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김 전 의원은 “당이 살아야 대통령도 사는 것”이라며 “지난 총선 때 우리 당 논리대로만 가고, 똘똘 뭉쳤지만 못 이겼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된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번(총선때)에 못 했으니 이번 전당대회 나와서는 해야지, 그거 정치인으로서 효용을 누가 인정을 해 주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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