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부진? 사실 아니다”…공급이 수요 만드는 ‘세이의 법칙’에 답 있다

2024. 6. 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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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10대 브랜드 1Q 판매량 되레 늘어
세계 전기차 판매량 올해 20% 증가예상
글로벌 업계 공급 활발…수요 정체 극복에 속도
서울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정체기) 속에서도 완성차 업계가 잇따라 신형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면서, 정체가 해소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1분기 판매량 기준 10대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7개 업체가 전년 대비 판매량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이중 여섯 곳은 신장률이 두자릿수에 달했다. 포드가 2만223대를 판매(86.1%↑)하며 신장률이 가장 높았고, 현대차·기아는 2만2936대를 판매하며 판매량이 56.1% 증가했다.

판매량이 감소한 브랜드는 테슬라(14만187대·13.3%↓), GM(1만6425대·20.5%↓), 폭스바겐(1만3806대·12.2%↓) 세 곳에 불과했다. 테슬라 모델3가 부분면경을 위해 당분간 판매를 중단하고, GM도 신차 출시를 위해 체비 볼트의 단종을 결정한 여파를 받았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미국시장의 전기차 판매 신장률이 46%를 보인 것과 비교했을 때는 적지만, 여전히 앞으로 10년 안에 거의 모든 신차 판매를 전기차를 바꿀 수 있는 속도”라고 예견했다.

블룸버그의 분석은 현재 국내 완성차업계가 진단하는 전기차 시장의 부진 원인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경우 전체 업계가 전기차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면서 “제품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일종의 ‘세이의 법칙’(경제이론)이 전기차 업계에 적용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지난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량과 신장률. [블룸버그 뉴스 갈무리]

세이의 법칙은 제품 공급이 스스로의 수요를 창출한다는 경제 이론이다. 스마트폰 시초 격인 아이폰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을 개발할 때 수요와 같은 시장조사보다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새로운 소비층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완성차업계 역시 각종 난관에도 불구하고 전동화 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와 프리미엄 전기차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를 각각 2025년과 2026년 구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BMW 그룹은 현재는 전체 판매량의 14% 가량인 전기차비중을 2025년 신차 4대 중 1대(25%), 2030년 2대 중 1대(50%) 수준으로 늘려나간다.

아우디도 전동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게르노트 될너 아우디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와의 인터뷰에서 “2026년에 새로운 내연기관차 모델의 마지막 월드 프리미어를, 2033년에 내연기관차의 생산 종료를 계획한다”면서 "현재 유럽과 북미에서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의지에 배터리 업계도 보조를 맞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공장 건설부터 실제 배터리를 납품해 전기차가 출고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향후 폭발적 수요 맞추려면 선제적 투자 및 생산능력 확보는 필수라고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대표 3사의 올해 생산 투자액이 2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국내 업계에 유리한 쪽으로 글로벌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철강 등 여러 품목에 대해 일제히 관세를 인상키로 결정했다. 중국산 전기차는 기존 25%에서 100%, 배터리 7.5%에서 25%로 관세가 부과된다. 우리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수 있는 것이다.

해외 주요 업체들의 시장 참여와 그로 인한 ‘시장 파이’의 확대도 주목할 대목이다. 프랑스 배터리 스타트업 베르코어는 프랑스 덩케르크에 추진하는 첫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위해 그린파이낸싱을 통해 13억 유로(약 1조 9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다. 생산된 배터리는 르노의 프리미엄 전기차 및 알핀(Alpine) 전기차에 공급된다.

에스토니아 배터리 업체 스켈레톤 테크놀로지는 향후 5년 동안 6억유로(약 8859억7800만원)를 투자해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 그래핀 기반 배터리 셀 공장과 연구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냈다.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테슬라 부스에 전시된 모델X [뉴시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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