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내 덕분인데”…피의자 모친에 성관계 요구한 경찰관의 최후

법원, 징역 6개월 선고 후 법정구속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사건 피의자의 모친을 강제추행 하고 성관계를 요구한 50대 현직 경찰관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1단독(정유미 판사)은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김아무개(52) 경위의 강제추행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다.

김 경위는 2022년 12월 자녀의 사건을 해결해줬다는 구실로 피해 여성 A씨와 룸술집에서 사적으로 만나 신체를 접촉하고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기소된 김 경위 측은 성관계 요구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강제추행은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자의 최초 신고 당시 강제추행 관련 언급이 없었던 점 ▲테이블 간격이 넓어 신체 접촉이 불가능했던 점 ▲강제추행 혐의를 증명할 목격자가 없는 점 등이 혐의 부인의 근거였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나중에 피고인(김 경위)과 통화에서 강제추행 부분을 항의했고, 이에 피고인이 금전적 보상을 제안한 사실이 있다"면서 "테이블 폭이 75㎝에 불과해 충분히 손·발이 닿았으리라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앞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룸서빙 담당 직원이 '강제추행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데 대해서도 "서빙할 때만 룸으로 들어갔기에 직원 진술을 근거로 추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이 자신이 처리했던 사건 피의자 어머니를 사적으로 만나 형사합의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보상을 요구하며 강제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한 것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추행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형사처벌 받은 이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김 경위가 속한 강서경찰서는 재판 결과를 바탕으로 징계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