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도 속앓이"... 엑소의 미래는

홍혜민 2024. 6. 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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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첸백시 VS SM 분쟁 재점화 속 완전체 활동 '빨간불'
"엑소 활동 지장 없게 이끌겠다" 수호도 말했지만...쏠리는 우려
그룹 엑소(EXO) 완전체 활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엑소 공식 SNS

데뷔 12년 만의 최대 위기다. 앞서 소속사를 떠난 멤버들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분쟁이 1년 만에 재점화되며 전례 없는 위기를 마주한 그룹 엑소(EXO) 완전체 활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엑소의 완전체 컴백에 켜진 빨간불은 예기치 않은 사태에서 시작됐다. 이번 사태는 지난 10일 엑소 멤버인 첸 백현 시우민(이하 첸백시) 측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SM과 체결한 합의와 관련해 부당한 요구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지난해 6월 석연치 않은 정산 과정과 부당한 장기 계약 등을 이유로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해 충격을 전했던 첸백시는 SM 측의 템퍼링(계약기간 만료 전 다른 소속사와 사전 접촉하는 행위) 주장 속 한 차례 전속계약 분쟁을 치렀다. 당시 팽팽한 입장 대립 속 갈등이 심화되는 듯 했으나, 같은 달 양측이 극적 합의에 성공했음을 알리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당시 합의를 통해 첸백시는 SM과의 아티스트 계약을 인정하고 유지하면서 일부 협의 및 수정 과정을 통해 엑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가기로 합의했다.

이후 약 7개월 만에 첸백시는 독립 레이블로 이적하며 SM과의 '따로 또 같이' 행보를 시작했다. 당시 첸과 시우민은 백현이 설립한 아이앤비100과 개별 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개별 활동을 비롯한 첸백시로서의 팀 활동은 새 소속사에서, 엑소로서의 그룹 활동은 SM과 진행한다고 알렸다. 첸백시의 개별 활동 독립에 대해 SM 측은 "재계약을 완료한 멤버들과의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첸백시의 경우 전속계약 하에서 개인 활동에 한해 아티스트가 별도 진행이 가능하도록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첸백시와 SM의 갈등은 양측의 합의 이후 약 1년여 만 재점화됐다. 첸백시 측이 앞선 합의 과정 속 SM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개별 활동 매출 10% 로열티 지급'에 반기를 들면서다. 최근 소속사 아이앤비100과 모회사 원헌레드의 손을 잡고 SM의 부당 대우에 문제를 제기한 첸백시 측은 지난해 전속계약 분쟁 당시 SM과의 합의 과정에서 SM 측이 '음원, 음반 유통 수수료율 5%'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같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합의 내역 중 '첸백시의 개인 활동 매출 10% 로열티 지급'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SM 측이 당초 약속한 음원, 음반 유통 수수료율을 지키지 않은 탓에 이미 다른 유통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첸백시 측은 이들이 SM에 지급해야 하는 첸백시의 개별 활동 매출 10% 지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지난해 한 차례 문제를 제기했던 첸백시의 정산 근거 자료 제공 등을 요구했다. SM 측에서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형사 고소 및 공정위 제소 검토 등의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첸백시 측은 '전면전'을 언급하며 갈등에 다시금 불을 지폈다.

이에 SM은 즉각 반발했다. SM 측은 첸백시 멤버에 대한 원헌드레드 차가원 회장과 MC몽의 템퍼링 의혹을 재차 제기하며 "문제의 본질은 템퍼링"이라고 주장했다. 첸백시 측이 주장한 '음반, 음원 유통 수수료율 약속'에 대해서 "유통사와 협상이 잘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의 언급이었다"라고 반박한 SM은 결국 첸백시를 상대로 계약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SM의 법적 대응에 첸백시 측 역시 "정산금청구소송 및 전속계약의 불공정성에 대한 공정위 제소를 통해 법의 판단을 받겠다"라고 맞대응에 나섰다.

양측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심화되면서 때아닌 직격탄을 맞은 건 첸백시와 다른 멤버들이 속한 엑소였다.

지난 2012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엑소는 데뷔 이후 꾸준히 인기를 이어오며 K팝 신을 대표하는 '현역 아이돌'로 명성을 굳혀왔다. 앞서 몇 차례 외국인 멤버들의 이탈로 인한 팀 재편이 있긴 했으나, 큰 여파 없이 팀을 지켜온 멤버들 덕분에 엑소는 최근까지도 군 복무 중인 카이와 세훈을 제외한 멤버 전원이 12주년 팬미팅을 진행하는 등 흔들림 없는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한 번 첸백시와 SM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데다, 이번에는 양측의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까지 심화되며 엑소의 향후 완전체 활동에도 의도치 않게 빨간불이 켜졌다. 엑소는 당초 겨울 발매를 목표로 앨범을 계획 중이었으나 첸백시의 법정 싸움으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됐다. SM 측은 "(완전체 앨범에 대한) 계획 변경에 대한 추가 논의는 아직 없다"라는 입장을, 첸백시 측은 "이후에도 첸백시는 SM과 엑소 완전체 활동을 성실히 할 것을 약속드린다"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엑소의 완전체 활동이 전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드라마 종영 관련 인터뷰를 진행한 엑소의 리더 수호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바다. 첸백시 측의 기자회견 내용을 기사로 접했다고 밝힌 수호는 "나머지 멤버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라며 "추후 활동에 대해서는 얼마 전 엑소 12주년 팬미팅도 했고, 실제로 올해 계획부터 내년 세훈이와 카이가 전역하는 시점의 계획까지도 어느 정도 잡아놨는데 일단은 SM도 그렇고 나머지 멤버들도 앞으로 활동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인 것은 매한가지인 것 같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일련의 사태 속 상처를 받았을 팬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전한 수호는 "리더로서 세 멤버들과도 잘 이야기해서 어떻게든 엑소 활동에는 지장이 없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 나가보겠다"라며 향후 엑소 완전체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첸백시와 SM의 법적 다툼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뒤에야 엑소의 완전체 활동 가능 여부에 대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 속 이를 묻어두고 완전체 활동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법적인 결과가 나와야 완전체 활동 지속 여부를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경우 결과적으로 한 쪽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는 만큼 완전체 활동이 지속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바라봤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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