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아직 안전하지 않아”

■ 방송시간 : 6월 21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양지민 / 변호사 · 송근섭 / KBS 기자

https://youtu.be/FJoVsXcQPaA

◎송영석: 올해도 집중 호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씀 들었는데,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양지민 변호사, 어느덧 1년이 다 돼갑니다, 오송 참사. 당시 어떤 상황들이 있었는지 짚어주시죠.

▼양지민: 지난해 7월 15일에 발생했던 일입니다. 당시에 14명이 사망하고 그리고 16명이 부상을 입는 정말 참사가 발생을 했는데요. 7월 15일 오전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오송, 청주 오송읍에 있는 궁평 제2지하차도, 화면을 보시는 것처럼 굉장히 많이 사흘 동안 비가 내렸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주변에 미호강이 있는데요. 그 일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저렇게 지하차도에 갑자기 많은 물이 몰려오게 된 겁니다. 그런데 이미 차량들은 진입을 해 있는 차량도 있었고 그리고 그 이후에도 물이 저렇게 끊임없이 들어가는데도 차량들은 아무런 통제 없이 저렇게 지하차도로 진입을 하고 있던 그런 상황이었고요. 그때 당시 강물 6만 톤이 저 지하차도에 들어섰다고 보도도 있었습니다. 수색을 해보니까요, 결국 이 시내버스, 승용차 등 차량 17대가 발견이 됐고요. 그리고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입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최악의 집중호우 참사 중의 하나로 기록이 됐습니다.

◎송영석: 송근섭 기자, 지금 참사 이후에 지하차도, 아직 재개통은 안 한 거죠?

▼송근섭: 오는 30일 재개통을 앞두고 있는데요. 그런데 현재까지도 막바지 보강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 최근에 현장을 둘러보고 오셨죠? 어떻던가요?

▼송근섭: 참사 이전하고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점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지하차도 내부의 안전을 보강하고 있는데요. 그 지하차도에 15cm 이상 물이 찼을 때 자동으로 진입을 차단하는 시설을 설치하고 있고요. 또 침수나 화재 등 사고가 났을 때 지하차도 내부에서 안전하게 대피를 할 수 있는 핸드레일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또 배수 펌프도 기존보다 1.7m 높게 설치해서 이런 침수 사고에서 조금 더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고요. 또 지하차도 주변으로 보면 지난해 미호강 홍수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제방을 이중으로 쌓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방을 이중으로 쌓아서 강폭을 최대 260m가량 넓히고 이런 홍수 피해에서 좀 더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송영석: 진작 저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좀 미흡한 점은 없었나요, 현장에서 아직은?

▼송근섭: 일단 그 지하차도를 개방했을 때 유가족분들도 같이 가셨는데요. 그 유가족들은 아직도 지하차도가 안전하지 않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송영석: 그래요? 그 현장에 도착한, 현장을 같이 방문한 유족들 얘기를 잠시 들어볼 수 있을까요?

<녹취> 최은경 / 오송참사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그제)
6월 말까지 저게 설치가 완료된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될 것 같지 않아 보여요. 그래서 제가 그냥 느끼는, 그냥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아직 오송 지하차도, 궁평 제2지하차도는 안전하지 않다.

◎송영석: 송 기자, 앞서 간단히 짚어주셨습니다만 아직도 안전하지 않다는 거예요. 유족들은 어떤 이유로 지금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송근섭: 지금 보시는 것처럼 재개통이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보강 공사를 진행 중이라는 점 자체가...

◎송영석: 그렇군요.

▼송근섭: 이게 재개통을 했을 시점에 그 재개통을 앞두고 졸속 시공을 하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을 하고 계신 거고요.

◎송영석: 걱정을 하고 계시는군요.

▼송근섭: 실제로 그 지하차도 내부에 핸드레일이 한쪽만 설치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양쪽에 다 설치를 해야지 정상인데, 한쪽만 설치된 상태여서 과연 이게 재개통 전까지 안전하게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겠느냐, 이런 의문을 표하고 계신 겁니다.

◎송영석: 시간이 많이 있었는데 왜 아직까지 완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좀 궁금한데요. 참사 이후에 책임 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들이 힘겹게 진행돼왔습니다. 이 부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지민 변호사, 관련해서 여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에 일부 책임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죠?

▼양지민: 그때 당시 그 지하차도 근처에서 도로 확장 공사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도로 확장 공사에 대한 책임자 2명, 그러니까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에 대한 선고 결과가 나왔는데요. 현장소장에게는 징역 7년 6월 선고가 됐고요. 그리고 감리단장에게는 징역 6년 선고가 됐습니다. 굉장히 사실 이와 비슷한 사례에 비추어 봤을 때 중형 선고라고 볼 수밖에 없겠고요. 그때 당시에 재판부가 굉장히 이례적으로 2분 40초 동안 바흐 칸타타 106번 소나티나를 틀고 이렇게 우리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자고 이야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은 사실 법원에서 선고를 내릴 때 쉽게 찾아보기는 힘든 모습이에요. 그만큼 재판부가 이것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임에 분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참사를 발생시킨 원인자에 대해서 엄벌을 해야 된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이고요.

◎송영석: 경종을 울렸군요.

▼양지민: 맞습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죄책에 상응하는 최소 15년 형을 선고를 하고 싶지만, 우리 법상 법정형 규정 등의 이유로 합당한 형을 선고할 수 없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낀다라고까지 표현을 했고요. 우리 법에는 여러 가지 범죄가 같이 경합을 하는 경우에는 가장 중한 죄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는 것을 최대치로 선고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때 선고 형량 최대치인 7월 6개월을 선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송영석: 지금 말씀하신 두 사람은 어쨌든 제방이 부실했던 그 부분에 대한 책임자들인데, 사실 당시에 차량을 진입하게 하던, 그러니까 여러 가지 책임 소재가 지자체도 있고요. 책임을 져야 될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지금 송 기자, 재판이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는데, 여러 재판 상황들 쭉 지켜보고 있죠?

▼송근섭: 예, 맞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 시공사 현장소장과 감리단장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재판에 넘겨진 인물만 총 40명, 그리고 법인 두 곳인데요. 충청북도와 청주시, 경찰, 소방, 이렇게 또 행복청, 금강청, 이렇게 모든 기관들이 다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앞서 말씀하셨듯이 지금 최고 형량이 7년 6월이다 보니까 그 이상을 선고할 수가 없어서 좀 무기력감을 느낀다, 이런 얘기를 재판부가 했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사실 이런 얘기도 했다고 해요. 참사 당시에 피해자들은 젖 먹던 힘까지 해서 빠져나오려고 했었는데 피고인들은 책임을 회피하려고 그야말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게 지적을 했더라고요. 피고인들 생각은 다른가 봅니다.

▼양지민: 일단은 피고인들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이러한 참사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거는 천재지변에 해당하는 것이지, 우리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이러한 참사가 발생한 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재판 내내 주장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던 것이요, 일단은 첫 번째, 제방이 일시 제방이 설치가 되어 있었는데요. 그때 당시 원래는 원래 있던 제방을 허문 이후에 임시 제방을 즉각적으로 설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장마철이 돼서야 뒤늦게 설치를 했거든요. 그런 잘못이 우선 있고요. 높이 자체도 사실은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높이로 지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물이 이제 불어나게 되면 유입이 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가 형성이 된 것이죠. 그리고 세 번째는 조작의 행위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이러한 임시 제방을 설치하거나 할 때에도 원래 도면이라든지 설계도면을 갖춰두고 그것에 따라서 절차상 진행을 해야 되는데, 그냥 임시 방편으로 설치를 해놓고 나중에 이걸 만든 거예요. 그러한 것들이 다 이제 드러나다 보니까 사실은 중형 선고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송 기자, 지난주에도 공판이 있었는데, 소방 간부 2명이 허위 보고를 한 혐의를 인정하기도 했다고요?

▼송근섭: 그 앞에 재판을 받은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이 소방 공무원 2명은 지금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그런데 일부 피고인들이 이 법관을 기피했다, 기피 신청을 했다는 그런 얘기도 들리는데, 그건 무슨 일입니까?

▼송근섭: 미호강 임시 제방 공사를 맡았던 시공사 관계자들이 재판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법관 기피 신청서를 낸 건데요.

◎송영석: 그렇군요. 변호사님, 그런데 그렇다면 이미 그 2명, 그 현장소장하고 감리 책임자, 중형을 선고받았잖아요?

▼양지민: 그렇죠.

◎송영석: 그게 작용했을까요? 왜 기피 신청을 했을까요?

▼양지민: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관련 재판이기 때문에 이렇게 배당이 됐을 가능성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 이미 현장소장과 그리고 감리단장에게 굉장히 중형 선고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재판부에 관련 당사자들의 재판이 이제 배당이 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사실 뻔히 이 재판부의 심증 형성이 굉장히 유죄로 확고하고 그것도 그냥 유죄 판단이 아니라 굉장히 중형 선고까지 내가 불사하겠다는 재판부의 심증이 형성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있고요. 그렇다 보니까 기피 신청을 한 것인데요. 기피 신청은 굉장히 엄격한 조건하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이고요.

◎송영석: 그렇군요.

▼양지민: 법문에는 현저히 불공정한 재판을 받을 것이 우려가 되는 경우에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기피 신청을 한다고 해서 받아들여지는 그 비율은 굉장히 낮습니다.

◎송영석: 기피 신청을 한 것이 받아들여질지도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만, 향후에 이번에 중형 선고된 것이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양지민: 아무래도 같은 재판부라고 한다면 똑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책임자들에 대해서 엄벌에 처하겠다는 그 기조는 바뀌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굉장히 불리한 재판을 받을 것 같다고 해서 기피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고요. 아마도 사실은 아직 1심이기 때문에 재판부가 여러 재판부에 배당이 될 수 있어요. 재판부마다 조금의 처벌 수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하지만 이것이 심급이 올라가면서 다듬어져서 형평에 맞게 아마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들도 일단은 항소의 의지를 피력하고, 만약에 1심이기 때문에 그다음 심에서 제대로 재판을 받아보겠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습니다.

◎송영석: 재판 상황도 우리가 좀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최근에 송 기자, 그런데요, 최근에 충북 검찰이 충청북도와 청주시 공무원들도 기소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당시에 충북도지사의 어떤 발언이라든가 책임 논란도 있지 않았습니까?

▼송근섭: 예, 맞습니다.

◎송영석: 청주시의 책임 소재 따져야 된다, 그런 얘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공무원들이 기소됐네요?

▼송근섭: 예, 맞습니다. 지난 19일에 검찰이 충청북도 공무원 7명 그리고 청주시 공무원 3명을 기소했는데요. 이들은 참사 이틀 전부터 호우특보가 예보된 상황에도 비상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또 참사 당일 미호강 홍수 경보가 내려졌는데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청주시는 이 참사가 난 미호강의 관리 주체이기도 한데요. 이런 상황에서 임시 제방을 부실하게 하는 것도 막지 못했고 또 참사 당일에 미호강 범람 신고를 받고도 이를 충청북도 등 관계 기관에 전파하지 않았다, 이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송영석: 범시민 차원에서도 조사단이 발족된 것으로 알고 있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같이하고 있습니까, 거기에는?

▼송근섭: 예.

◎송영석: 보니까 그쪽에서는 검찰이 재수사를 해야 된다거나 이런 요구도 나오고 있던데, 이제 그분들이 제기하는 것 중의 가장 큰 부분이 윗선에 대한 처벌, 이 문제 같아요.

▼송근섭: 예, 맞습니다. 실제로 유가족들은 지난해 8월 참사 이후에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그리고 이상래 전 행복청장 3명을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중대 시민재해 혐의로 지금까지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한 번도 없어서...

◎송영석: 그렇군요.

▼송근섭: 검찰이 지난 3월 초부터 5월 초까지 이 3명을 모두 소환 조사를 하고도 아직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송영석: 아직까지 기소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다, 이런 말씀이군요. 양지민 변호사, 왜 그럴까요?

▼양지민: 일단은 중대시민재해로 인정되는 정도까지 미치지 못하는 거 아닌가라고 아마 수사기관이 판단할 여지가 있어요. 왜냐하면요, 중대시민재해라는 것은 언급을 해 주셨지만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이런 공중이용시설이라든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 어떤 관리 미흡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경영 책임자, 그러니까 총책임자라고 볼 수 있는 사람에게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범죄 행위에 대해서 가능한 겁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요, 비슷한 사례에서 무혐의로 끝난 경우가 있었거든요. 정자교 붕괴 사건으로 당시 수사를 받던 신상진 성남시장의 경우에 나는 관리 책임을 다했다는 것을 입증을 해서 사실상 무혐의를 받았는데, 그때 당시에 그러면 관리 책임을 다했는지 여부를 가르는 그 쟁점은요, 그 교량 유지를 위해서 내가 예산을 받아서 이런, 이런 계획을 거쳐서 내가 안전시설을 정비하려고 했다라는 것을 굉장히 주요하게 주장을 했어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김영환 지사도요, 2023년 5월에, 그러니까 이 참사가 있기 전이죠. 한두 달 전 정도에 실제로 7억 원의 예산을 교부받아서요, 이 지하차도에 진입 차단 시설 설치 공사를 진행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물론 그때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에 이러한 설비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관장으로서 내가 일단은 할 수 있는 총책임자로서의 책임은 다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고요. 그렇게 본다면 수사기관에서도 무혐의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좀 있습니다.

◎송영석: 참사 당일 행적을 두고 논란이 있긴 있었습니다만 그 총책임자의 어떤 역할의 어떤 범위라든가 이런 부분은 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거 하고 좀 다른 점이 있는 거군요.

▼양지민: 그렇죠. 일단은 중대시민재해로 명확하게 판단이 되기 위해서는 법 위반 사항이 있으면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에서 법 위반 사항이 있는가 하고 좀 짚어보면요, 일단은 도로법에 따라서 천재지변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라든지 우려가 있을 경우에 도로 통제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도로 통제를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제 조항이 아니어서 어떠한 법 위반 사항을 찾기는 좀 힘든 상황이고요. 그리고 궁평 제2지하차도의 경우에는 사실은 진입 통제 시설 설치 의무가 없는 시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하게 김 지사에게 뭔가 법 위반 사항이 있다고 보기는 조금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수사기관의 결정도 지연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책임자 처벌도 해야 하지만 이런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오송 참사 역시 3년 전 부산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판박이였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셌습니다. 오송 참사 당시 정부, 관련 대책 마련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었는데 다시 들어볼까요?

<녹취>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해 7월 26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안전의 총책임자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아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무위원으로서, 담당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믿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송영석: 당시에 이상민 장관도 야권으로부터 공격을 많이 받았었어요. 그런데 이제 재발 방지 제대로 하겠다, 믿어 달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게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감사원이 좀 들여다봤더니 문제가 많았죠.

▼송근섭: 예, 맞습니다. 지난해 참사가 난 이후에 감사원이 전국 지하차도 1,080여 곳에 대한 실태를 점검했는데요. 무려 182곳이 침수 우려가 여전히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지난해 참사가 난 오송 지하차도처럼 이 주변에 있는 하천이 범람했을 때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이런 기준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곳이 159곳에 달했습니다.

◎송영석: 그렇게 많군요.

▼송근섭: 그리고 또 진입 차단 시설이 없는 곳도 130곳을 넘었고요. 또 피난, 대피 시설이 없는 지하차도 역시 150곳이 넘었습니다.

◎송영석: 그 오송 참사를 겪고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겠어요, 이 정도면.

▼양지민: 그러게요.

◎송영석: 양 변호사, 그런데 이제 오송 참사와 관련해서 당시 이제 국정조사를 해야 된다, 정치인들이 많이 요구를 했었잖아요. 관련 법안도 이후에 여럿 발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법이 추진이 제대로 되고 있습니까?

▼양지민: 이게 이제 통과가 된 법도 있고요, 아니고 이제 그냥 폐기가 된 법률도 있습니다. 일단 도시 하천 유역 침수피해 방지법의 경우에는 지난해 가결돼서요, 올해 3월부터 실제 시행이 되고 있습니다. 이 법의 내용은요, 그러니까 도시 하천 유역에서 이렇게 갑자기 비가 많이 와서 이렇게 침수가 될 것으로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 지자체장이라든지 대책을 마련하는 그러한 내용이 담겨져 있고요. 그리고 이 참사 이후에 이 지하 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라든지 아니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이 사실 발의가 됐었는데요. 21대 국회에서는 통과되지 못하고 기한이 지나서 사실상 폐기가 됐고요.

◎송영석: 정쟁하느라 그런 거 챙기지 못했군요.

▼양지민: 맞습니다.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법이었거든요. 왜냐하면, 이게 이제 사전에 현장 교통 통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이었기 때문에, 만약에 통과가 됐다고 한다면 그만큼 담당하는 지자체에서는 신경을 쓰고 볼 수밖에 없고, 그런 중요한 법안이었는데 사실상 폐기가 됐고요. 그리고 국정조사 역시도 이루어지지 못해서 22대 국회로 미뤄진 좀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송영석: 참사 당시에는 정치권, 진상 규명하자, 재발 방지하자, 아주 시끄러웠는데 잊고 있는 건 아닌지, 같은 일 터지면 또 말싸움만 하다 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국회 상황을 보면 정치인들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일단 정부 차원에서 대비해 주길 바랄 수밖에 없는데, 양 변호사, 오늘 정부가 침수 지도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어요, 계획을.

▼양지민: 네, 그렇습니다.

◎송영석: 오늘 같은 날 지도를 보여주면 좋았을 텐데, 여튼 지금이라도 꼭 필요한 내용인 것 같긴 합니다.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양지민: 사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좀 늦은 감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제 곧 장마철이잖아요. 그런데 이제 침수 지도를 마련하겠다, 연내에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침수 위험 지역에 대해서 도시 침수 지도라는 것을 마련해서요, 연내에 제작을 하고 이러한 지역의 경우에는 더욱 신경을 써서 보겠다는 내용인데요. 이걸 위해서 월 1회 점검 회의를 열어서 추진 상황을 좀 체크를 하겠다고 했고요. 그리고 혹시나 여기 이 지도에 담기지 않은 곳에 대해서, 사각지대에 대해서도 계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이야기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행안부와 국토부에서는 그 지침도 개정을 했어요. 그래서 지하차도 15cm 이상 침수 그리고 배수 펌프가 미작동하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관리 주체가 즉시 지하차도를 통제하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개정했습니다.

◎송영석: 이제서야 요란하게 이런 대책들을 지금 내놓고 있는데, 여튼 국토부 지침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얼마나 현장에서 실제 이행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송 기자, 지난 1년 동안 현장을 묵묵히 취재해왔는데, 송 기자가 보기에 가장 필요한 대책은 뭐라고 보십니까?

▼송근섭: 지금 앞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부에서 또 다른 지침을 만들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제가 지난 1년 동안 취재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바로 이런 지침, 매뉴얼이 우리가 충분히 있었는데 아무도 이거를 지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경찰, 소방 그리고 자치단체, 심지어 그 시공사나 감리단도 모두 다 매뉴얼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전혀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총체적인 부실로 이런 참사가 일어났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매뉴얼을 만들어놓고 지키지 않는 것보다는 좀 더 우리가 현재 이렇게 이상기후로 재난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잘 적용을 할 수 있을지, 한 번 더 점검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송영석: 장마철이면 지하차도에 들어가도 될지 말지, 운전자들이 언제까지 불안해해야 합니까? 전국 자치단체와 소방, 경찰, 정부, 정치권까지 더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방에 전력을 다해 주길 바랍니다. 양지민 변호사는 다음 코너까지 함께해 주시고요. 송근섭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송근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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