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갱년기 안면홍조나 수면장애 등 증상보이면 냉증 의심

이순용 2024. 6. 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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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한의원 안정은 원장

[영동한의원 안정은 원장] 냉증이라는 의학 용어는 서양의학에는 없지만 한의학에선 흔히 사용하는 용어다. 냉증이 특히 여성에 많은 주요한 이유는 바로 월경에 의한 혈액손실과 상대적으로 적은 근육량이다. 근육량이 적으면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보일러의 크기가 작아서 몸이 차가워지기 쉽다.

◇ 여성에게 부족한 신체 보일러 ‘근육’

근육은 우리 몸의 조직 가운데 가장 많은 열을 생산하고, 근육 속을 통과하는 혈관을 데워준다. 휴식 상태에서도 약간 긴장을 유지하면서 열을 생산한다.

영동한의원 안정은 원장
여성의 근육량은 체중의 30~40%에 그쳐 남성의 40~50%보다 많이 적다. 게다가 매달 월경으로 인해 열을 전달해줄 혈액도 많이 손실된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근육량은 줄고, 체지방량이 늘면서, 체중이 증가한다. 그러다보니 냉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90% 이상은 여성이고, 근육량이 적어서 몸매가 날씬한 사람들 중에 냉증 환자가 특히 많다.

더욱이 현대 사회는 냉증을 부추기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자동차, 세탁기,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편의 장비와 시설들이 사람의 노동력을 덜어주고 있지만 근육량을 줄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냉증을 극복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뼈대가 가늘고 근육이 잘 생기지 않는 소음인 여성들은 폐경기 전에 근육량을 늘려 놓을 수 있도록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한다.

◇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냉증 관리가 필요한 이유

여성은 일생동안 남성과 보다 큰 신체 변화를 겪습니다. 매달 배란이 일어나며, 월경을 하고, 임신 · 출산 과정을 거치며 호르몬 변화가 크게 발생한다. 아울러 갱년기 · 폐경기에 이르기까지 여성은 다양한 변화에 노출돼 있다.

여성에게 월경 · 임신 · 출산 · 폐경은 모두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하지만 건강관리를 등한시하면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냉증’을 꼽을 수 있다.

여성이 신체를 따뜻하게 유지하지 못하면 △수족냉증 △하복부 냉증 △성장 저하 △생리불순 △생리통 △난임 △갱년기 증상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한다. 이처럼 여성 건강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냉증은 여성의 생애주기별로 특징을 파악해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소아청소년기 냉증

소아청소년기의 냉증은 대표적으로 성장장애를 유발한다. 아이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성인에 비해 활발한 열 대사를 보인다. 하지만 몸이 차가운 냉증 소아들은 신진대사가 상대적으로 저하돼 있어서 흔히 소화불량 · 식욕부진 등 위장 장애를 동반한다.

냉증으로 몸에 수독이 많이 쌓이는 아이들은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천식 등 알레르기 체질의 경향도 많다. 또 비염 · 중이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입 호흡, 수면 장애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서 성장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된다.

◇ 청년기 & 가임기 냉증

냉증은 2차 성징을 거치며 생리가 시작된 이후의 청년기에도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대표적으로 생리불순 · 생리통 등의 다양한 부인과 질환이 발생한다. 냉증 때문에 자궁이 차가워지면 배란이 지연되거나, 자궁내막이 주기적으로 증식하고 탈락하는 과정에 이상이 생겨서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무배란을 특징으로 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들에서도 몸이 차갑고 수독이 많이 쌓여있는 냉증 여성이 많다. 또 체내 심부 온도가 낮으면 배란과 착상이 안정적이지 못해서 임신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임신 · 출산도 건강하게 진행된다.

출산 후에도 찬 기운에 노출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출산 후에는 기력이 많이 저하돼 있고, 관절도 약해져 있다. 출산 시 분비되는 관절을 이완시키는 호르몬들은 산후에도 몸에 남아있는데, 이렇게 관절이 늘어난 상태에서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찬 기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산후풍이 쉽게 발생한다. 또 몸이 차가워져 순환이 저하되면 손발이 쉽게 붓고, 저리거나 정상적으로 감량돼야 할 체중이 부종의 형태로 남아있기도 한다.

◇ 중 · 장년기 냉증

냉증은 중· 장년기 여성들의 통과의례인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여성의 몸은 폐경에 가까워지며, 큰 호르몬 변동을 겪는다. 얼굴로 열이 오르는 상열감을 비롯해서 △안면홍조 △발한 △수면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경험한다.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오는 대류 현상처럼 우리 몸에서도 따뜻한 기운은 더욱 위로 오르려 하고, 차가운 기운은 더욱 아래로 내려가려 한다. 특히 냉증 여성들은 찬 기운이 주로 복부 아래 하반신에 몰려 있는데, 냉증이 심해질수록 아래로 몰린 찬 기운은 뜨거운 공기를 더욱 밀어내서 얼굴과 상반신으로 열이 오르게 만든다. 때문에 냉증 여성들은 갱년기에 다른 사람보다 △상열감 △가슴 두근거림 △안면 홍조와 같은 증상을 더욱 심하게, 오래 겪는다.

◇ 생애주기별 여성 건강 관리 핵심 ‘냉증’

이처럼 여성의 몸은 냉증으로 인해 일생동안 다양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몸이 차고 약한 냉증 여성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여성들이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건강관리 부재로 냉증을 얻는다.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무리한 다이어트를 실시하거나 △차가운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얇고, 짧은 옷을 입어서 찬 기운에 신체를 노출하는 행동들이 모두 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한 번 신체 대사가 저하되고, 수독이 쌓이면 쉽게 증상이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생애 주기별로 건강 이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유의해야 한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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